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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차 지리산 연곡사
108산사 조회수:870
2013-02-13 11:45:51
조각예술의 극치인 연곡사서 33번째 염주 받아 …


현대사의 질곡을 간직한 사연 많은 들머리에 위치한 구례 지리산 연곡사 메마른 대지를 촉촉이 적셔준 감로비가 내렸다. 하지만 강한 비바람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배낭을 둘러메고 저마다 손에 염주를 쥐고 씩씩하게 일주문을 들어오는 이들이 있었다. 바로 선묵 혜자 스님이 이끄는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원들이다.

지난 2006년 108사찰 순례를 목표로 도선사에서 입제 양산 통도사 등 삼보사찰을 시작으로 매달 전국의 사찰을 돌고 있는 ‘선묵 혜자 스님과 마음으로 찾아가는 108산사(山寺) 순례기도회’가 4년째로 접어들었지만 그 순례 열기는 더욱 더 높아지고 있다. 순례법회 동참 회원도 늘고 있다. 서울뿐만이 아니라 부산·울산·포항·경주·원주 등 지역 법등이 생기는 등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다. 게다가 이웃·지역·환경사랑운동 등으로 그 내용과 범위가 점점 확대되고 알차져 가는 곳마다 큰환영을 받고 있다.

지난 5월 21~23일 아침마다 구례 연곡사로 오르는 길에는 끝이 안 보이는 108산사순례 참가자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21일은 아침부터 비가 내려 차가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오전 4시부터 모여 부산과 울산 등지에서 올라온 회원들을 비롯해 전국에서 모인 참가자들의 긴 행렬은 불심으로 중무장한(?) 불자들이 아니라면 이루어지기 쉽지 않은 형국이다. 이번이 서른 세 번째다. 대웅전 앞에서 오전 11시 순례법회 행사가 진행됐다. 가장 먼저 순례 회원들을 반긴 이는 연곡사 주지 종지 스님이다. 스님은 우선 연곡사의 사력에 대해 설명했다.

“연곡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부도가 있는 사찰로 유명합니다. 국보 제 53호 동부도를 비롯해 국보 제 54호 북부도, 보물 제 153호인 동부도비 등이 바로 그것이지요. 또한 연곡사는 조선말기 왜군과 싸우다가 순절한 의병장 고광순의 순절비가 동백나무숲 아래 있기도 합니다”라며 “이런 유서 깊고 아름다운 보물이 많은 연곡사를 찾은 인연 공덕으로 순례회원들에게 부처님의 가피가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구례농협 이성수 조합장은 “구례는 물과 공기가 맑아 오이, 고추 등 유기농산물이 많다”며 “순례회원들이 많이 애용하며 구례를 기억해 주길 바란다”고 인사말을 했다.

이날 행사에는 특별한 순서가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섬진강 시인으로 잘 알려진 김용택 씨가 108산사순례회원들을 환영한다는 의미에서 시낭송을 들려 줘 많은 박수갈채를 받았다.제목은 ‘사람들은 왜 모를까’였다. ‘이별은 손끝에 있고 서러움은 먼데서 온다 / 강언덕 풀잎들이 돋아나며 아침 햇살에 핏줄이 일어선다 / …(중략) 사람들은 왜 모를까 / 봄이 되면 손에 닿지 않는 것들이 꽃이 된다는 것을.

이어 필리핀에서 한국으로 시집온 나알리, 베트남 신부인 누엔티베타오와 레치치찬, 캄보디아에서 온 프록론 등 네 다문화가정이 박정희·이선녀·손춘하·이양옥 씨 등 순례단 가정과 인연을 맺었다. 효행상 시상식도 어김없이 열렸다. 몸이 안 좋은 100세 시아버지를 극진히 봉양하는 김순덕 씨와 86세의 거동 불편한 노모를 모시는 이강수 씨 등이 상을 받았다. 또한 시각장애인인 남편과 시부모를 모시고 자활근로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태국에서 시집 온 라차타폰툼파라 씨도 효행상을 받아 눈길을 끌었다.

뒤늦게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낸 서기동 구례군수도 인사말을 했다. 서 군수는 “구례는 환경적, 생태적으로 우수한 지역”이라며 “앞으로 가족단위로 많이 구례를 찾을 수 있도록 생태숲 조성과 식물원 건립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구례 사랑을 호소했다.

행사가 끝난 뒤 펼쳐진 직거래장터에서는 108산사순례객들이 특산물인 꿀·오이·된장·고추장 등을 구매하기도 했다. 농촌사랑지도자연수원은 앞으로 108산사순례기도회와 함께하는 직거래장터는 물론 다문화가정 인연맺기 등 농촌을 알리는 농촌사랑운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이경순 보살(68)은 “여러 사찰을 가 보았지만 연곡사는 지리산의 수려한 산세 때문인지 고풍스럽고 우아해 기도도 더 잘되는 것 같다”며 “특히 부도에 새겨진 아름다운 조각 기술을 보니 새삼 우리 선조들의 우수한 조각 기술에 자긍심이 들고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고 즐거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