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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차 금정산 범어사
108산사 조회수:816
2013-02-13 11:45:55
선본대본찰서 부처님 삶 닮고자 발원 또 발원


부산의 진산 금정산, 그곳에 근세 한국불교의 선풍을 휘날린 선찰대본산 범어사가 자리하고 있다. 금정산은 백두대간에서 시작해 태백산에 이르러 곧장 남쪽으로 뻗은 낙동정맥의 끝자락을 이루는 산이다. 동국여지승람을 보면 산 정상에 50여 척 높이의 큰 바위가 있다. 그 위에 우물이 있는데, 가뭄에도 물이 마르지 않으며 물빛은 황금색이라 하여 금정산(金井山)이라 붙여졌다. 범천에서 금빛물고기가 오색구름을 타고 이 우물에서 노닐었는데, 그 물고기의 이름이 ‘범어(梵魚)’라고 전해진다.

9월 24일부터 3일 동안 여름과 가을의 경계를 가르며 선종본찰 범어사 추녀 곳곳에 매달린 하늘물고기의 소리 없는 소리에 귀 기울이며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원들이 범어사를 찾았다. 108산사순례기도회 행렬이 범어사에 들어서자 10여 그루의 낙랑장송들이 제일 먼저 반겼다. 승속을 가로 지르는 어산교를 건너면 어느새 길의 모양새가 뒤를 감추고 앞을 탁 틔워 펼쳐 보이는 공간 배치에 신비하기 이를 데 없다. 상승하며 일직으로 곧게 뻗은 경사로 저 멀리 일주문이 하늘처럼 서 있기 때문일까. 북적이던 마음도 이내 숙연하고 공경심이 밀려든다.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연(가마)과 형형색색의 만장기를 앞세운 채 무시무종의 끝없는 행렬은 일주문, 사천왕문, 불이문을 지나 대웅전에 이르렀다. 오후 1시경 범어사 각 전각과 마당은 사람이 산과 바다가 되는 장엄한 풍광이 펼쳐졌다. 곧 『천수경』으로 시작된 순례기도는 대중의 화음이 만들어 낸 염불소리에 추녀 끝 하늘물고기들이 간간히 응답을 하곤 했다. 이어 장중한 선율에 맞춰 나를 찾는 백팔참회문, 석가모니불 정근, 축원, 발원문 낭독, 반야심경, 108산사 명호, 기도사찰 시낭송으로 순례법회는 진행됐다.

특히 이번 순례부터 백팔참회에 앞서 입정(入靜)이 진행됐다. 입정에 드는 순간, 시끌벅적하던 경내는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가부좌를 틀고 잠시나마 모든 삿된 마음을 버리려고 정진하는 회원들의 모습은 선방의 스님들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진지해보였다.

이렇게 기도를 마친 회원들을 향해 범어사 주지 정여스님은 “108산사순례를 다니는 불자들 한 분 한 분의 표정에 행복이 가득하여 환희심이 절로 난다”고 전한 후 “108산사순례단은 부처님 사랑, 농촌사랑, 군 장병 사랑, 환경 사랑, 다문화가정 사랑 등을 실천하는 21세기 새로운 신행패턴을 정착시켰다”고 격려했다. 이어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주 선묵스님은 “그 동안 다져온 신심을 바탕으로 성지순례 기도에 동참해 108선행을 더욱 승화 발전시켜 나가자”고 당부했다.

108산사순례에 동참한 편장숙(51·포항 이법동) 회원은 “수많은 대중들이 함께 기도하고 장엄한 법회의 광경에 신심과 환희심이 생긴다”며 “현실 여건상 매번 참여하진 못하지만 마음은 항상 참석하고자 원을 세우고 있다”며 환하게 웃었다. 또 자리를 함께 한 박주영(60·서울 정릉) 회원도 “부처님을 따르는 불자로서 조금이라도 부처님을 닮고 부처님처럼 살아가고자 하는 발원으로 동참하고 있다”며 “법회를 통해 많은 어려운 이웃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순례를 가는 지역사회에 선행의 씨앗을 심는 법회프로그램에 크게 감동받았다”며 108순례 동참을 자랑스러워했다.

한편 108순례기도회는 이번에도 어김없이 군 장병들을 위한 초코파이 전달식과 효행상 그리고 다문화 가정 108인연맺기도 진행됐다. 효행상은 평소 노환인 어머니 수발을 지극정성으로 수발해 온 금정구청 이인희 씨, 전점옥 씨, 정선화 씨가 각각 수상했다. 다문화 가정 108인연 맺기를 통해 유정희 씨와 브이트니안(베트남, 장안읍 거주), 이예숙 씨와 박향란(중국, 기장 장안읍 거주), 강옥자 씨와 페기메다(필리핀, 장안읍 거주)가 가족의 인연을 맺었다.

마르지 않는 황금 물빛 안을 노닐던 범어는 어디 있을까? 아마, 이날 법회에 참가한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원들의 마음 속에 있지 않을까? 불도(佛都) 부산 범어사 순례를 회향하고 집으로 향하는 회원들의 발걸음이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