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명

전국53기도도량

Home > etc > 전국53기도도량

게시글 검색
제42차 백암산 백양사
108산사 조회수:878
2013-02-13 11:46:00
참나(眞我) 찾으려는 열기 도량 가득


겨울의 묶은 때를 말끔히 씻어내고 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린 2월 25일. ‘선묵 혜자스님과 마음으로 찾아가는 108산사순례기도회’가 고불총림 백암산 백양사를 찾았다. 42번째 순례는 2월 25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됐다. 일주문을 지나 백양사 대웅전으로 향하는 길은 아스팔트길에서부터 비에 젖어 진흙탕으로 변한 흙길, 보도블럭길, 언덕길, 계곡길 등 다양했다. 문득 빗소리를 화음삼아 노래 한 자락을 흥얼거렸다.

‘내가 가는 이 길이 어디로 가는지 어디로 날 데려가는지 그 곳은 어딘지 알 수 없지만 알 수 없지만 오늘도 난 걸어가고 있네 / 사람들은 길이 다 정해져 있는지 아니면 자기가 자신의 길을 만들어 가는지 알 수 없지만 이렇게 또 걸어가고 있네….’(GOD ‘길’의 가사 일부)

인생길 또한 백양사로 향하는 길처럼 다양하다. 어느 누구도 어떤 길인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우리는 걸어간다. 그 누구를 위해서도 아니다. 내 자신을 위해서다. 저 멀리 아름다운 석양의 노을빛을 향해. 그렇게 걷다 보면 잠시 쉬었다 갈 수 있는 그늘도 만날 것이고 걷기에는 너무 힘든 자갈밭도 지나게 될 터이다. 힘들면 잠시 주저앉아도 된다. 다시 일어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이날 비는 봄을 알린다고 하기에는 많이 세찼다. 부도군을 지나면서부터 차츰 신발과 바지 끝단이 젖어 들었다. 하지만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원들은 묵묵히 대웅전으로 발길을 옮겼다. 비자나무 숲길을 지나 백양사 성보문화재 가운데 가장 오래된 쌍계루를 거쳐 대웅전에 다다랐다. 천막이 있었지만 빗물이 들이쳐 기도하기가 여간 쉽지 않아 보였다. 비가오나 눈이오나 순례를 떠난다고는 하지만 오늘 같은 악천후를 뚫고도 순례길에 오른 회원들의 속내가 궁금했다.

“자식 키우고 결혼생활하다 지은 업장 소멸하고 싶습니다.”문삼덕 회원.

“더 큰 욕심 안 부리고 살게 해달라는 바람이죠.”김현숙 회원.

“자식들이 남한테 미움 안 받고 행복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김효정 회원.

“가족 모두 건강하면 그만이죠.”백태자 회원.

하지만 위 회원들은 하나같이 “바라는 무엇보다는 내 스스로 마음이 편해진다. 툭, 내려놓는 것을 배운다.”고 입을 모았다.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원들 모두는 ‘나’라는 본래 면목을 찾아 ‘이 뭐꼬’ 화두를 들고 있었다. 회원들의 기도소리에 경외심이 들게 되는 이유가 여기 있지 않은가 싶다.

108산사순례기도회가 향하는 길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대웅전 뒤에 병풍처럼 펼쳐진 학바위가 안개에 가린 것 처럼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하지만 조심스레 짐작해 본다. 일심광명(一心光明)으로 환히 빛나는 길이라고.

이날 열린 법회에서 백양사 주지 시몽스님은 “선묵 혜자스님과 마음으로 찾아가는 108산사순례기도회는 국민 전체가 함께하는 순례운동의 시발점이 되어 이웃·사회·나라 모두를 이롭게 하는 감로의 단비를 몰고 올 것”이라며 “한강이남에서 백양사는 수행도량으로 으뜸이다. 이 명승고적에서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원들이 방문해 일심으로 기도한다고 하니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며 순례회원들을 환영했다.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주 선묵 혜자스님도 “순례지를 방문하면 할수록 내려놓을 줄 알아야 하는데, 점점 더 이것저것 바라지는 않는지 생각해보라.”면서 “맑은 그릇을 깨끗이 비웠을 때 감로수를 받을 수 있듯 탐진치 삼독심을 버려야 내 마음에 청량한 바람이 분다.”고 법문했다.
이번 법회에서도 어김없이 다문화가정 108인연 맺기와 108효행상 시상이 열렸다. 이날은 순례회원인 김송자·전정은·이복섭 보살이 레티미쿠엔(베트남)·팜홍람(베트남)·양슈화(중국) 씨와 각각 결연을 맺었다. 108효행상 시상에는 양영남(62) 씨가 효부상을 수상했다. 양씨는 금년 100세를 맞이한 시어머니를 결혼 후부터 지금까지 극진히 봉양해 주변의 귀감이 되고 있다.

씩씩한 대한의 아들, 군장병을 위해 순례회원들이 준비한 초코파이는 교육부대로 널리 알려진 광주 상무대에 전달됐다. 특히 이날에는 상무대 소속 군장병들이 직접 나와 순례회원들에게 고마움의 경례를 올려 큰 박수를 받았다. 조손 및 소년소녀 가장 청소년들에게 꿈과 용기를 심어주기 위한 ‘선묵108장학금’은 담양공업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정철용(17) 군을 비롯해 정종제(18)·김도연(18) 군에게 각각 전달됐다.

우리들 마음의 고향 농촌 사랑 운동의 일환인 농·특산물 직거래 장터도 2월 25일부터 27일까지 3일간 백양사 쌍계루 앞에서 펼쳐졌다. 직거래 장터에는 농협중앙회 장성군지부를 비롯한 3개 업체가 참여, 장성백양 곶감·천마차·고로쇠 등 10여개 농특산물을 전시, 판매해 순례회원들의 발길을 잡았다.

한편 이번 백양사 순례에서는 순례를 기념하는 나무를 심었다. 회주 선묵 혜자스님과 백양사 주지 시몽스님은 현재 불사를 하고 있는 승가대학(강원) 상량식을 마치고 입구에 백일홍 기념식수를 했다. 사찰 조경용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백일홍은 꽃이 한송이 피면 지기까지 정말 오랜 시간이 가는 생명이 긴 꽃이다. 이런 의미에서 108산사순례 뿐만 아니라 모든 회원들의 소구소망이 원만성취되기를 바라는 서원을 담아 백일홍을 식수한 것이다. 108산사순례기도회는 앞으로 순례법회에서 기념식수를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