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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차 계룡산 동학사
108산사 조회수:793
2013-02-13 11:46:05
장마·무더위 이겨내고 108보현행 실천


7월 22일, 30도를 웃도는 폭염과 습한 장마가 엄습한 가운데에도 108산사 회원들은 어김없이 순례길에 올랐다. 선묵 혜자스님과 마음으로 떠나는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원들은 22일부터 24일까지 충남 공주 계룡산 동학사로 47번째 여정을 떠났다. 오전 9시, 회원들이 탄 버스는 동학사 주차장에 도착했다. 때마침 구름이 오전의 태양을 가렸기에 숲길은 도보를 하기에 충분할 만큼 상쾌했다. 그렇게 순례객들은 30여 분 만에야 동학사에 닿을 수 있었다. 1860년 문을 연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비구니 승가대학 도량이기도 한 동학사에는 맑은 미소의 학인스님들이 순례객을 반갑게 맞아 주었다.

동학사는 신라 때 상원 조사가 계룡산에 암자를 짓고 수도하다 입적한 뒤, 제자인 회의 화상이 신라 성덕왕 23년(724)에 쌍탑과 함께 건립했다. 조선에 들어서는 1394년(태조 3년)에 고려 유신 길재가 동학사 승려 운선 스님과 함께 단을 쌓아 고려 태조를 비롯한 충정왕, 공민왕의 초혼제와 충신 정몽주의 제사를 지냈다.

그러다 1458년 세조가 동학사를 방문해 이곳을 둘러보고 감동해 단종, 정순왕후, 안평대군, 금성대군, 김종서, 황보인, 정분은 물론 세조의 왕위찬탈로 희생된 사육신을 비롯한 280여 명을 위해 초혼제를 지내고 초혼각을 지었다고 전해진다. 현재에도 사찰입구 초혼각지에는 숙모전과 삼은각을 두어 이들의 영혼을 위로하고 있다.

어느새 구름도 걷히고 여름 햇빛이 경내로 쏟아 붓기 시작했다. 회원들의 머리 위로 떨어지는 강한 태양열이 짜증날 법도 한데 모두가 한마음 모아 『천수경』을 독송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시작된 기도는 명상, 석가모니불 정근, 나를 찾는 108참회의 절, 사경 등으로 이어졌다. 늘 가족과 이웃을 생각하는 순례단의 간절한 기도는 자신과 세상을 조금씩 바꿔가고 있음에 분명했다.

이날 선묵108장학금은 △대전 장대중학교 2학년 강호윤 △반포초등학교 6학년 이건우 △반포중학교 2학년 임초원 학생에게 각각 돌아갔다. 효행상으로는 20년 이상 부모님을 모시며 극진히 병간호를 하며 살아온 조춘옥 보살에게 주어졌다. 다문화가정 108인연맺기로는 최향순-응웬티미융(베트남), 태정자-렴티터(베트남)가 선정되었다.

현재 병중에 있는 회주 선묵 혜자스님은 이날도 어김없이 순례객들과 함께하며 이웃사랑과 참나를 찾아가는 여행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겨 회원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스님은 “108산사순례기도회는 장마 속에서도 무더위도 이기며 오로지 부처님 성지를 찾아 기도하고 봉사하며 신행생활을 점검하는 일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가는 자랑스러운 신행단체입니다. 여기의 주인공은 바로 회원 여러분이라는 자부심으로 기도정진하길 바랍니다.”고 전했다.

동학사 주지 견성스님은 “앞으로 사찰은 신도들에게 도움을 받는 것에서 주는 것으로 탈바꿈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108산사순례기도회는 부처님의 자비를 108가지로 나퉈 다문화 가정과 인연을 맺고 인재양성을 위한 장학금 지급, 사찰과 지역 경제에 도움을 주는 등의 보현행을 실천하는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습니다”라며 인사의 말을 전했다.

이번 순례에 참여한 5천여 명의 회원들은 찜통더위 속에서도 일심으로 기도해 돌아오는 길 얼굴에 밝은 미소가 흘러 넘쳤다. 47번 동안 한 차례도 빠지지 않고 기도에 참여했다는 김봉선 회원은 “3대째 도선사를 다니고 있는데, 이렇게 꾸준히 기도회를 따라올 수 있는 것도 불보살님의 가피라고 생각합니다. 내 몸 건강하고 우리 자식 모두 건강해 화목하게 살 수 있도록 기도했습니다.”라고 전한다.

이번 순례회의 특징은 방학을 맞은 어린이들이 종종 눈에 띄였다는 점이다. 여의도 초등학교 6학년인 조준익 회원은 시간이 될 때마다 종종 순례에 참여한다고 한다. 현재 제기동 법화정사 어린이법회 학생이기도 한 조 군은 “어머니는 108산사순례단에서 봉사를 하시고 저는 대학교 1학년인 누나와 함께 노는 토요일이나 방학 때면 늘 참여를 하고 있어요. 많이 걸어야 하고 또 더위 속에서 기도하는 게 힘들긴 하지만 이렇게 끝내고 나면 너무 보람돼요.”라며 초롱초롱한 눈을 반짝였다.

그렇게 무더위 속 기도는 끝나고 모두 각자의 집으로 향했다. 모두 지난 한 달간 속세에서 생활하며 묵혀 두었던 원망과 분노의 찌꺼기가 남아 있었다면 오늘의 기도를 통해 훌훌 털어 버렸으리라. 그리고 내일이 또 모레가 조금 지치고 힘들더라도 오늘 맑고 밝은 마음으로 기도한 이 시간을 잊지 않는다면 일상은 여법해지리라. 그렇게 순례객들의 하루는 저물어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