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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차 불령산 청암사
108산사 조회수:1054
2013-02-13 11:46:32
108산사회원 여러분이 바로 부처님이요, 보살입니다.


가을바람이 마음을 적시는 11월(7·9·10일), 선묵 혜자스님과 마음으로 찾아가는 108산사순례기도회는 경북 김천 불령산 청암사에서 제74차 순례법회를 봉행했다. 회원들을 실은 버스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구불구불한 산길을 달려 산사입구에 도착하자마자 제일 먼저 회원들을 맞이한 것은 싱그러운 햇살을 머금고 반짝이고 있는 붉은 단풍과 낙엽이었다.

산길을 오르자 무심한 듯 홀로 피어 있는 들꽃 한 송이가 고즈넉함을 보여주는 듯, 불령산은 절 하나를 가슴에 품고 그렇게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연분홍빛 단복을 입은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원들의 발자국 소리가 시끌벅적해지자 놀란 산새들이 황급히 나뭇가지를 털고 후루루 하늘로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산사의 고요를 깨는 소리가 어찌 이뿐일까. 청암사 창건 이래 이렇게 많은 순례객들이 찾아 온 것은 처음이어서 자연도 놀라기 마련이리라.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주 선묵 혜자스님은 청암사 주지 상덕스님과 함께 부처님 진신사리가 든 황금향로를 들고 일주문을 지나 목조석가여래 좌상을 모시고 있는, 단아하고 고풍스러운 대웅전이 서있는 경내로 들어섰다.

천년의 세월 동안 중창하고 일제강점기로 인해 불에 타 다시 조성한 대웅전은 백년이라는 세월의 이끼를 품고 우리 보현행자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또한 돌담 사이로 흐르는 계곡물이 가을 햇살에 반짝이고, 여래상이 양각되어 있는 석탑과 육화전·진영각·정법루·비각·보광전과 그리고 조선 숙종의 계비였던 인현왕후가 폐비가 된 뒤 내려와 머물렀던 극락전이 한 눈에 들어 왔다.

참으로 아름다운 풍광이었다. 청암사에 도착한 회원들은 서둘러 자리를 잡고 입정에 들어갔다. 오직 귓가에 흐르는 것은 산새소리와 물소리만 들릴 뿐, 모든 번뇌를 들어내고 진실로 나와 한 몸이 되는 시간이다. 우리는 이 지극한 시간을 가지기를 얼마나 그토록 원했던가.

‘모든 업장 남김없이 소멸되어서 생각마다 큰 지혜가 법계에 퍼져 모든 중생 빠짐없이 건질지어다. 허공계가 다하고 번뇌 다함은 넓고 크고 가이 없고 한없으니 저의 기도도 이뤄지이다. 이 기도의 가피로 순례 길까지 동참하게 하옵시고, 이 기도에 동참하여 108불공 올리옵고 이 기도의 가피로 108인연, 108염주를 만들지어다.〈나를 찾는 108기도문 106~107절〉

그렇다. 우리가 부처님이 계신 사찰을 한 달에 한 번씩 그 바쁜 시간들을 다 제쳐 두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추우나 더우나 순례를 하는 그 궁극적 이유는 바로 업장을 지우기 위해서이다. 사람은 누구나 업장을 가지고 있으며, 이 속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자신이 알게 모르게 지은 죄로 두터워진 그 업장을 지우기 위해 순례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업장을 지울 수 있을까? 삼보님을 믿고 찬탄 공경하고, 중생들에게 베풀며, 칭찬의 말만하고, 잘못을 참회하며, 남의 공덕을 찬양하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고 실천하며. 정법을 따르고 삿된 행을 하지 않고 열심히 기도를 하여 깨달음을 얻기 위한 것이다. 이와 같이 열심히 기도를 하면 우리의 업장도 소멸될 것이다.

청암사 주지 상덕 스님의 법문이 이어졌다. “지난 108산사순례 창립 6주년 기념 법회에 참석을 하였습니다. 서울시청 앞을 꽉 메운 보현행자들을 보니 참으로 가슴이 벅찼습니다. 저는 곰곰이 생각했습니다. 도대체 이 분들은 누군가. 바로 부처님이요. 보살이라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오늘 이렇게 또 청암사에서 수많은 보현행자들을 만나게 되니 감개가 무량하고 또한 환희심이 절로 일어납니다. 여가는 면의 인구가 1,500명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5천여 명이 오셨으니 참으로 대단한 선묵 혜자스님이며 참으로 대단한 원력입니다. 여러분들이 있기에 한국불교의 미래는 밝다는 생각이 듭니다.”

법문이 끝나자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원들은 박수를 쳤다. 법회에는 보기 드문 청암사 학인스님들의 태극권 시범이 펼쳐졌다.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원들은 수행과 건강을 위해 몸을 단련하는 청암사 학인 스님들의 모습을 보니 그지없이 흐뭇했다며 웃음을 참지 못했다. 그리고 오랜만에 장미화 불자가수의 음성공양도 있었다.

선묵 혜자스님과 마음으로 찾아가는 108산사순례기도회는 이날도 어김없이 다문화가정108인연맺기, 선묵108효행상, 108약사여래보시, 소년소녀가장을 위한 선묵108장학금, 군장병 초코파이 전달 등 훈훈한 자비나눔을 실천했다.

대웅전 앞에서 회주 선묵 혜자스님으로부터 순례의 징표인 염주알을 곱게 받아든 회원들은 마지막으로 돌아오는 길 일주문 주변에 마련된 농촌사랑 장터에 들러 특산물을 사 농촌사랑도 실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