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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차 고령산 보광사
108산사 조회수:1002
2013-02-13 11:46:34
산사순례는 이웃과 나라, 인류가 함께하는 길


‘선묵 혜자스님과 마음으로 찾아가는 108산사순례기도회’ 제76차 순례법회가 지난 1월17일부터 19일까지 파주 고령산 보광사에서 열렸다.
묵은 한해를 보내고 새로운 한해를 맞이하는 ‘송구영신(送舊迎新)’의 마음으로 찾아간 보광사는 며칠간 폭설이 내린 뒤여서 매우 미끄러웠다. 하지만 기승을 부리던 지독한 겨울한파가 다소 누그러진 탓인지 계사년 첫 순례의 발걸음을 회원들은 “올해도 행복하고 건강하게 순례를 다니자.”고 서로 서로 인사를 나누며 산길을 올랐다.

멀리서 하얀 눈에 덮인 산악(山岳)은 한 폭의 아름다운 설경(雪景)을 그려내고 있었다. 어디선가 맑고 상쾌한 바람이 불어 간혹 옷깃에 닿자, 신선한 겨울공기가 가슴 안에 스며들었다. 어떤 회원은 겨울이 자아내는 아름다운 풍경을 그냥 지나칠 수 없는지 잠시 발길을 멈추고 도반들과 사진을 찍기도 하였다. 자신이 설경속의 주인공이 되는 순간이었다.

보광사 입구에 들어서자 주지 청호스님과 대중이 우리 보현행원들을 반갑게 맞이했다. 마중 나온 것은 그 뿐만이 아니었다. 산새소리와 앙상한 겨울나무, 범종소리, 그리고 산사에서 키우는 강아지도 연신 꼬리를 흔들었다.

회주 선묵 혜자스님이 부처님 진신사리가 든 황금향로를 안고 일주문을 지나 대웅전을 향해 나아가자 그 뒤를 회원들이 따랐다. 한발 한발 내 딛자 발끝에서 밟힌 눈이 조금씩 바스락대었다. 맑디맑은 고요소리였다. 경내에 들어서자 소박하면서 아름다운 조선의 건축양식이 그대로 들어난 대웅보전이 회원들을 맞았다.

보광사는 조선 영조 임금의 생모인 숙빈 최 씨의 원찰로서 능인 소령원이 인접해 있다. 관음전 쌍세전, 만세루와 숙빈 최 씨의 영정과 신위가 모셔진 어실각이 있다. 특히 대웅보전 편액은 영조 임금의 친필로 유명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회원들은 곧 자리를 잡고 『천수경』독경과 사경, 나를 찾는 시간인 입정에 들어갔다. 눈을 지긋하게 감고 두 손을 합장하자 차갑고 신선한 겨울바람이 가볍게 뇌리를 때렸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 바람소리는 마치 “그대들은 지금 보광사에 잘 왔다.”는 부처님의 법언(法言)처럼 들렸다. 지금 그 순간 마음을 울리는 모든 소리들은 부처님의 그윽한 법언 다름 아닐 것이다.

회원들은 108참회문을 읽으며 곧 기도에 들어갔다. “이 세상 모든 존재와 현상은 항상 변하는 것이 근본진리임을 명심하겠나이다. 모든 존재와 현상에는 실체로서 내가 없다는 것이 근본진리임을 명심하겠나이다. 모든 존재와 현상은 괴롭다는 것이 근본진리임을 명심하겠나이다. 제행무상, 제법무아, 일체개고의 근본진리를 알아 번뇌의 괴로움에서 벗어나겠나이다. 모든 번뇌는 무명으로 인해 생김을 명심하겠나이다. 모든 괴로움은 욕망 때문에 생기는 것임을 명심하겠나이다.” <나를 찾는 기도문> 4~9절

우리가 부처님의 위대한 법문인 삼법인인 제행무상, 제법무아, 일체개고의 근본진리를 깨닫는다면, 모든 번뇌와 괴로움의 원인이 되는 욕망을 지울 수 있을 것이다. 이젠 우리는 이를 가슴으로 느끼고 마음으로 받아드리는 모든 준비를 마쳤다. 그것이 우리가 한 달에 한 번씩 산사순례를 하는 목적이다.

보광사 순례에서 회주 선묵 혜자스님은 “계사년 첫 순례를 왔다. 모든 일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처음의 마음으로 다시 되돌아가는 것이다. 우리가 지난 6년여 전 순례를 해야겠다는 발심을 하고 통도사에 첫 순례의 발걸음을 내 딛었듯이 항상 그 마음으로 되돌아가야만 한다. 그 첫 마음이 없었다면 우리는 이런 대장정을 감히 생각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뒤돌아보면 참으로 먼 길이었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에겐 더 많은 길이 남아 있고, 그 길을 마저 가야한다. 처음에는 자신을 위해 우리는 순례를 떠났지만 이제는 다르다. 이 순례는 단순히 나와 우리 회원들만 가는 길이 아니다. 이웃과 나라와 인류가 함께 가는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는 것이다.”고 법문했다.

이어 보광사 주지 청호스님은 “마음 고요하게 살 일이다. 마음에 한 티끌도 내려 앉아 있지 않은 맑은 거울처럼 고요하게 살 일이다. 그리하여 그 청정해진 마음으로 자기 스스로도 살피고 세상도 살피며 살아야 한다. 마음이 고요하지 않으면 마주하고 사는 모든 일들에 필요한 지혜가 혼탁해진다. 마음의 지혜가 혼탁한 사람이 꾸려가는 사람은 길을 읽기 쉽다. 흐린 마음에서 시작되는 일들은 어떤 경우에라도 아름다운 회향을 이뤄내기 어렵다는 말이다. 그러나 우리 선묵 혜자스님이 이끄는 108산사순례 행원들은 참으로 지혜가 맑아 자신의 길을 제대로 갈 수 있을 것이다. 참으로 장엄하고 또 장엄한 108산사순례의 길이 무사히 회향할 수 있기를 서원한다.”며 108산사순례회원들을 환영했다. 가슴을 찌르시는 명확한 법문이었다.

한편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원들을 계사년 첫 순례인 보광사 법회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시간을 내어 육군 제1사단 신병교육대에 들어 장병들을 따뜻하게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