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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차 토함산 분황사
108산사 조회수:934
2014-04-11 11:46:48
선묵혜자 스님과 마음으로 찾아가는 108산사순례기도회는 경북 경주 분황사에서 3월 20일부터 22일까지 사흘간 제90차 순례법회를 봉행했다.

봄이 오는 소리를 따라 남도(南道)로 향하는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원들의 발걸음은 그 어느 때보다 즐거웠다. 버스가 경주의 초입(初入)에 들어서자 길목에는 하얀 벚꽃이 꽃망울을 터트리고 신선한 봄바람이 차안으로 밀려 들어왔다.

창밖을 바라보자 봉긋이 솟아오른 크고 작은 왕릉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아! 여기가 바로 신라의 천년고도 경주이구나. 까마득한 시절 수학여행을 떠나 온 초등학생처럼 회원들은 저마다 탄성을 자아냈다. 분황사 주차장에 내리자 몇몇 회원들이 회주 선묵혜자 스님께 봄빛을 닮은 화사한 미소를 하면서 합장했다. 연분홍 빛깔의 순례복을 입고 배낭을 걸쳐 멘 모습이 영락없는 순례자들이다.

“스님, 봄이 왔네요. 정말 날씨가 좋네요. 스님 덕분에 오늘 사십여 년 만에 경주에 수학여행을 온 것 같아요. 꼬마였던 학우들이 도반으로 바뀐 것 빼고요. 더구나 부처님께 기도도 하고 복을 지어 주실 이런 참된 기회를 주신 것 정말 감사합니다.”
“아 그래요. 혹시 내가 그 때 그 초등학교 선생님이 아닌가.” 순례 길은 한바탕 웃음꽃이 피었다. 기억날 것이다. 옛날 꼬마시절 경주는 우리가 유일하게 떠날 수 있는 수학여행지로 유명했다. 세월이 지나 어느덧 중년이 되고 노년이 되고 그 추억의 흔적들을 더듬어 보는 것도 이참에 좋으리라 싶었다.

‘서라벌 곳곳에 불경소리 끊이지 않고/ 향불 진하게 피어오른/ 신라 칠처가람(七處伽藍)/ 원효성사 주석하며 화엄경소 쓰고 자장율사 주석하며 중생제도 발원한 솔거가 그린/ 관음보살 미소가 머무는 곳’ (108산사순례 책 분황사 편).

신라선덕여왕 2년(634)에 건립된 분황사는 황룡사지와 잇닿아 있고, 국보 제30호로 지정돼 있는 모전석탑이 있는 우리 민족의 성지로서 원효 대사와 자장율사가 주석한 사찰이기도 하다. 또한 솔거가 그린 관음보살상 신화(神畵)가 있고, 강고내미(强古內未)가 조성한 약사여래상이 있었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황금불상과 평화의 불을 들고 분황사 경내를 들어섰다. 제일 먼저 눈에 들어 온 것은 모전석탑이었다. 바다 속의 안삼암으로 벽돌을 만들어 쌓아 올린 것으로 정확한 층수는 알 수 없지만 고려시대에 조성한 것으로 알려진 석탑이다.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원들은 곧 기도처를 잡고 『천수경』을 읊고 사경을 마친 뒤 눈을 감고 단전에 두 손을 모은 뒤 안심법문에 들어갔다.

‘나는 번민하지 않습니다. 그 어디에도 없는 나 때문에 번민하는 나는 없습니다. 내가 없는데 누가 나의 주인인가. 주인 없는 집에 누가 들어 왔는가. 집착과 욕망은 내 것이 아니네. 탐욕과 미움도 내 것이 아니네. 이 몸이 허깨비인 것을 이제야 알겠네. 내가 없는 내 집은 어디 있는가. 이제 훤하게 살겠습니다. 다시 오지 않을 오늘이기에 내가 나의 주인으로 살 것입니다. 굽이굽이 인생길, 갈 길은 먼데 탐욕아 나를 잡지마라. 집착아 나를 잡지 마라. 내 가슴의 이별과 슬픔도 오늘만은 내려놓을 것입니다….’(안심법문 중에서) 그렇다. 내가 없으면 번뇌도 없다. 그러나 나라는 것이 있다고 믿기에 누구나 한 번쯤은 번뇌의 강을 건너가게 되는 것이다. 안심법문과 108참회기도를 마친 뒤 회주 선묵혜자 스님의 법문이 이어졌다.

“지난주 108산사순례기도회 부부회원이 스님을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하시는 말씀이 ‘지난 7년 동안 이 세상에서 복을 지을 기회를 스님께서 주셔서 너무도 감사하고 행복하였습니다. 저희들이 스님이 아니시면 어찌 한라에서 금강산까지 전국의 아름다운 사찰들을 순례하고 부처님께 기도를 할 수 있었겠습니까. 순례의 장을 만들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라고 하셨습니다. 그렇습니다. 부처님께서도 하루 일곱번씩 탁발을 하시면서 가난한 이에게 복을 짓게 하셨다고 합니다. 한국불교 신행문화의 한 획을 그은 것도 스님과 우리 회원들의 부단한 노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도 자부심을 가지고 남은 순례 길도 잘 회향하시기를 바랍니다.”

불국사 주지 성타스님은 “회원 여러분이 전국의 유서 깊은 사찰을 순례하면서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고 기도를 할 수 있는 것은 법연(法緣)이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지켜본 바로는 108산사순례는 기존의 성지순례와는 차원이 다른 순례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기도와 자신의 발원을 함께하면서 새로운 신행문화를 이 땅에 심어준 여러분과 선묵혜자 스님께 감사드립니다.”고 환영했다.

지금 분황사는 황룡사지 불사에 진력을 다하고 있다. 진흥왕에서 선덕여왕까지 신라의 최전성기인 약 100년의 시간 동안 만들어진 사찰로 이야기로만 남아 현재까지 전해지고 있다. 나는 진신사리와 평화의 불을 앞세우고 성타스님, 종우스님 분황사 사부대중, 그리고 모든 회원들이 황룡사지 복원불사 현장을 둘러보았다. 그리고 선묵혜자 스님과 회원들은 경주 분황사 황룡사지 복원불사에 1000만원을 동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