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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차 운악산 현등사
108산사 조회수:995
2014-05-29 11:46:49
제91차 108산사순례가 4월 24일부터 26일까지 경기도 가평군 운악산 현등사에서 여법하게 봉행되었다.

산문(山門)에서 현등사 일주문을 지나 가파른 산길을 오르자 이마에는 어느새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히기 시작했다. 한 시간은 족히 더 걸어야 현등사에 닿을 수 있다는 등산객들의 말에 회원들 입가에는 벌써부터 한숨이 절로 흘러나왔다.

뒤돌아 생각해보면 그동안 평탄했던 순례길이 어디 있었던가. 이보다도 더 힘들고 험했던 길들이 수두룩했다. 하지만 회원들은 힘겹게 현등사를 향해 한발 한발 내딛었다.

그렇다고 힘든 것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산길에 핀 이름 모를 향기로운 풀꽃들과 새소리, 바람소리가 시름을 달래주었다. 산길 곳곳마다 ‘사랑을 실천하고 나눔을 실천하는 것, 그것이 자비입니다. 마음이 깨끗하면 온 세상이 깨끗하다. 늘 싱그러운 마음은 행복을 만듭니다.’라는 현수막도 지친 마음을 씻어 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현등사는 송악ㆍ감악ㆍ북악ㆍ관악과 더불어 경기도 오악으로 불리는 운악산이 품고 있는 절이다. 신라 법흥왕 때 불교를 전하기 위해 진신사리와 경전을 가지고 온 인도의 마라가미 조사를 모시기 위해 창건했다. 그 뒤 도선국사가 약사도량을 개창하고, 고려 때 지눌 선사가 산 높고 숲 깊은 곳에서 밝게 빛나는 석등을 보고 그 이름을 지었다고 전해진다.

족히 한 시간은 흘렀을까. 흰 구름을 이고 있는 현등사의 아름다운 불이문이 눈 안으로 들어왔다. 아뿔사! 거의 다 왔다고 생각했지만 새로운 관문이 또 우리 앞에 남아 있었다. 번뇌의 ‘108계단’ 이었다. 다리가 후들거리고 숨이 목까지 넘어 왔다. 어르신 보살님들은 여간 힘들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절 마당에 올라서자 운악산이 빚어내는 절경과 조선조 왕사 함허 득통선사 부도와 석등이 모든 근심과 힘든 것을 날려 보냈다.

회주 선묵혜자 스님은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황금불상과 평화의 불을 모시고 극락전 마당에 들어섰다. 목조아미타불 부처님이 자비로운 눈으로 108산사순례기도회 순례자들은 맞아주었다. 회원들은 곧 기도처를 잡고 『천수경』을 읊고 광명진언 사경을 했다. 이어 눈을 감고 안심법문과 108참회기도를 마치고, 세월호 실종자와 희생자들의 무사생환과 극락왕생을 기원하고 시름에 빠진 희생자 가족과 국민들의 슬픈 마음을 위로하는 법회를 봉행했다.

‘대자비로 모든 중생들의 아픔을 섭수하시는 부처님. 지금 진도 앞바다에는 여객선 세월호가 침수되어 있습니다. 어린 중생들이 공포와 죽음의 긴장 속에서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어린 중생들에게 자비와 희망을 주시옵소서. 말로 표현 할 수 없이 고통 받는 부모들과 가족들의 마음에 상처를 보듬어 주시고 자비의 마음을 갖게 하소서. 오늘 이 자리에서 두 손 모은 당신의 제자들이 앙연히 머리 조아려 원하옵니다. 세월호 침몰 희생자의 극락왕생과 실종자들의 무사생환을 간절히 발원하옵니다. (발원문 중에서)’

회원들은 모두 눈을 감고 세월호 희생자의 극락왕생과 실종자의 무사생환을 부처님께 발원하였다.

108산사순례기도회는 현등사 출발에 앞서 동국대학교 건학 108주년을 기념하는 뜻에서 팔정도 광장에서 이틀 동안 ‘평화의 불’ 분등식과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특별법회를 봉행했다. 이 자리에는 김희옥 동국대 총장, 정각원장 법타스님 등이 참석했다.

김희옥 동국대 총장은 “선묵혜자 스님께서 부처님의 탄생성지인 네팔 룸비니 동산에서 17일 18박 동안 티베트와 중국대륙을 거쳐 고행 끝에 모셔온 평화의 불을 동국대학교 정각원에 분등하여 주신 것은 너무나 뜻 깊고 감사한 일입니다.”라고 전하며, 동국대학교 정각원에 ‘평화의 불 분등’ 감사패를 전했다.

또한 정각원장 법타 스님은 “평화의 불은 지금 우리가 처한 현실을 보면 참으로 절실한 불임을 느낍니다. 세월호 참사도 마음의 평화가 없어 벌어진 일입니다. 한 사람 한 사람 마음의 평화가 이루어지지 않고서는 결코 평화는 오지 않습니다. 여러분은 진정한 마음의 평화가 어디에 있는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선묵혜자 스님께서 고행 끝에 모셔온 이 평화의 불은 실로 대단한 불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라고 법문을 하셨다.

사흘 간의 현등사 순례 동안 108산사순례기도회는 농촌사랑 직거래장터를 열었다. 또한 다문화가정 108인연맺기와 초코파이보시, 소년소녀가장위한 선묵108장학금 수여, 효행상 시상, 108약사여래 보시금 전달 등 다양한 행사를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