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명

전국53기도도량

Home > etc > 전국53기도도량

게시글 검색
제92차 오대산 상원사
108산사 조회수:1096
2014-06-13 11:46:50
이른 새벽, 전국법등에서 출발한 제92차 108산사순례버스는 오전 10시 쯤 강원도 평창군 오대산 상원사 주차장에 닿았다. 제일 먼저 눈에 와 닿은 것은 거대한 바윗돌에 새겨진 적멸보궁 상원사라는 황금색 편액이었다.

불가(佛家)에서 적멸이란 번뇌의 경지를 벗어나 생사의 괴로움을 끊는 것을 말한다. 여기에 보궁이 더해지면 부처님 진신사리가 모셔진 산사를 뜻하는 불교성지가 된다. 상원사로 오르는 숲길은 계절의 여왕 오월답게 맑은 공기가 가득하고 꽃을 달고 있는 나무들을 보니 마음이 그지없이 상쾌하였다.

나무아래 다람쥐는 많은 인파에도 무심한 듯 사람이 다가가도 그저 제 먹을 것만 열심이다. 그렇게 적멸의 산사는 고즈넉하게 우리 108산사순례자들을 즐겁게 맞이하고 있었다.

상원사는 643년 신라의 승려 자장(慈藏)대사가 당나라에서 귀국할 때 가져온 부처님 사리와 정골(頂骨)을 나누어 봉안한 5대 적멸보궁 중의 한곳이다. 경남 양산 통도사, 강원도 오대산 상원사, 설악산 봉정암, 태백산 정암사, 사자산 법흥사가 바로 오대적멸보궁이다.
적멸보궁은 법당이 아니라 예배 장소로 건립되었기 때문에 불상을 따로 안치하지 않았으며, 전이나 각의 상위 개념으로 여겨 따로 불상을 마련하지 않는다. 그리고 또한 주지해야 할 사실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문수보살상을 모시고 있는 문수신앙의 중심으로 보천ㆍ효명 두 신라 왕자가 중대 지로봉에서 1만 문수보살을 친견하였다고 한다.

왕위에 오른 효명태자(성덕왕)가 재위 4년 만인 705년 지금의 상원사 터에 진여원을 창건함과 동시에 문수보살상을 봉안하였다고 한다. 또 하나 빼 놓을 수 없는 것은 세조와 문수동자와 얽힌 이야기이다. 세조는 등창을 고치기 위해 계곡에서 몸을 씻다가 문수동자를 친견하고, 그것을 토대로 문수보살 상을 조성하였는데 현재 국보이다. 따라서 적멸보궁은 본래 언덕 모양의 계단(戒壇)을 쌓고 불사리를 봉안함으로써 부처가 항상 그곳에서 적멸의 법을 법계에 설하고 있음을 상징하던 곳이었다. 진신사리는 곧 부처와 동일체로, 부처 열반 후 불상이 조성될 때까지 가장 진지하고 경건한 숭배 대상이 되었으며, 불상이 만들어진 후에도 소홀하게 취급되지 않았다.

부처님 진신사리가 든 황금불상과 평화의 불을 모시고 상원사의 절마당에 들어서니 문수전이 제일 먼저 회원들을 맞이했다. 법회에 들어가자 한차례 신선한 오월의 바람이 불어왔다. 『천수경』을 시작으로 안심법문과 사경을 거쳐 108참회기도에 들어갔다.

“불법의 진리는 나와 남이 하나이고, 대상과 내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님을 명심하겠나이다. 자비는 오른손이 다쳤을 때 왼손이 대신하듯 마음내지 않고 행함을 명심하겠나이다. 제가 일체중생을 열반에 들게 도왔다 하더라도 도왔다는 생각과 열반이란 생각마저도 내지 않겠나이다. 제가 보시 할 때 색성향미촉법, 일체의 선입견 없이 보시하겠나이다.” (108참회문 67절-71절)

회주 선묵 혜자스님과 회원들이 함께 참회문을 읽으며 108배를 올리는 시간은 세속의 모든 번뇌와 업장을 털어내는 소중한 참회의 시간이기 때문에 그 어떤 순간보다도 진실하고 경건하다. 그래서 회원들은 마음속으로 참회의 눈물을 머금는다.

회원들은 한 달에 한 번식 참회의 기도를 올리게 해 준 108산사순례기도회와 회주 선묵 혜자스님이 너무나 고맙다고 말한다. 108참회문을 시간이 날 때마다 읽고 또 읽으면 마음이 한없이 포근해지고 행복감을 스스로 느낀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산사순례 그 이전에는 일이 바쁘거나 일상에 빠져 대다수가 자신을 돌이켜 보는 참회의 시간을 가져 본적이 없을 것이다. 사람이 자신을 뒤돌아보는 시간을 가진다는 것은 하나의 행복이다.

회주 선묵 혜자스님은 “이젠 108산사순례도 92차입니다. 참으로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돌이켜 보면 즐거움이 가득합니다. 이 절실한 순례의 길에 저는 또 하나의 감동을 느낍니다. 회원들 중에 한 어르신 보살님이 지난 표충사 순례를 마지막으로 세상을 떴습니다. 그 분께서 이루지 못한 108염주를 현재 그 분의 따님이 대신하여 다니고 있습니다. 참으로 아름다운 사연이 아니겠습니까. 새삼 저는 그동안 우리가 순례하여 온 길과 그 세월이 참으로 길고 길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한 사람의 순례자가 남을 때까지 여러분과 함께 순례를 다하고자 합니다. 여러분은 결코 혼자 순례를 떠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더불어 함께 가고 있음을 생각해야 합니다.”라고 법문했다.

사흘간의 법회 가운데 토요일 상원사와 적멸보궁에 일심광명 무지개가 하늘을 장엄하여, 순례회원들은 더욱 환희심이 솟았다. 법회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회원들은 농촌사랑 직거래장터에 들러 강원도에서 나는 특산물들을 샀다. 또한 다문화가정 인연맺기와 초코파이보시, 소년소녀가장 장학금 수여, 효행상 시상, 108약사여래 보시금 전달 등 다양한 행사를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