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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차 내연산 보경사
108산사 조회수:1086
2014-09-02 11:46:53
녹음 짙은 8월의 이른 새벽, 전국 법등에서 출발한 제95차 108산사순례버스(21일-23일)는 포항시가 있는 동해바다를 향해 쉼 없이 달리다가 정오쯤 내연산 보경사 주차장에 닿았다.

산사순례가 있는 첫날부터 3일 동안 장마가 이어진다는 일기 예보 때문에 걱정이 앞섰다. 회원들이 비바람에 다치지는 않는지, 혹 빗길에 차가 미끄러져 사고를 당하는 것은 아닌지 순례 때마다 이어지는 염려였다.

하지만 이런 걱정이 어디 이번 순례뿐이었을까. 비가 오면 오는 대로, 눈이 오면 오는 대로, 날이 추우면 추운대로 수천여 명의 회원들을 이끄는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주 선묵혜자스님은 늘 걱정하신다. 더구나 이번 순례는 장마기간 이었기 때문에 더욱 염려했다. 그래도 순례는 가야할 길이었으며, 한 번도 빠지지 않았던 그 길이었다. 희유하게도 새벽에는 폭우가 쏟아졌다가 개는 일이 3일 간 계속 이어져 정작 법회시간이 되면, 불보살님의 가피로 인해 날은 화창했던 것이다.

한바탕 폭우가 지나간 보경사 숲길은 오히려 신선했다. 경내로 들어서자, 내연산 기슭 12폭포에서 흘러내리는 청아한 계곡 물소리가 세파에 찌든 우리들의 마음을 말끔히 씻어주었다.

보경사는 신라의 지명(智明) 법사가 중국 진나라에 유학가서 한 도인으로부터 팔면보경을 전해 받고 세웠다고 전해진다. 지명법사는 도인으로부터 “동해안의 명산 명당을 찾아서 팔면 보경을 묻으면 동해로 침입하는 왜구를 막고 삼국통일을 하리라”는 말을 듣고 신라로 곧 돌아와 진평왕에게 이 팔면보경을 보여주었다. 그리하여 내연산 아래 평탄한 곳에 있는 큰 연못을 메우고 보경을 묻고 금당을 세워 창건한 절이 바로 보경사이다.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주 선묵 혜자스님과 보경사 주지 철산스님은 함께 부처님 진신사리가 든 황금불상과 평화의 불을 모시고 일주문과 해탈문을 지나 절 마당에 들어섰다. 법회에 들어서자 팔월의 땡 빛이 내리쬐었다. 『천수경』을 하고 사경을 한 뒤 안심법문과 108참회기도에 들어갔다.

‘불성(佛性)은 남이 대신 보여주지도 못하고, 기도와 서원만으로 이룰 수가 없음을 알고 내가 직접 수행하여 깨치겠나이다. 내 스스로 부처가 될 수 있는 불성을 구족하였기에 필시 성불할 수 있음을 믿고 정진하겠나이다(나를 찾는 백팔기도문 64절∼67절). 스님의 구성진 염불소리와 회원들의 기도소리는 화음(和音)을 이루며 내연산 자락을 타고 퍼져나갔다. 기도를 마친 뒤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주 선묵 혜자스님의 법문이 이어졌다.

“참으로 먼 길이지요. 힘들게 달려왔으니, 기도의 보람도 더 클 것입니다. 간밤에 정말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그런데 법회를 시작하려고 하니 이렇게 하늘이 말짱한 것을 보니, 참 상서로운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기도를 하면서 가만히 귀기우려 보면, 산기슭에서 흘러내리는 폭포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은 그냥 흐르는 물소리가 아닙니다. 바로 자신의 마음을 깨우는 물소리요 번뇌의 때를 씻는 소리입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순례를 가는 이유가 아니겠습니까.”

이어 보경사 회주 법달 큰스님이 순례회원들에게 “전국에 계신 수천 여명의 산사순례회원들이 보경사에 오신 것을 이렇게 보니 정말 고맙고 고마운 일입니다. 여러분은 참으로 행복한 사람들입니다. 산사순례 회주이신 선묵 혜자스님을 모시고 계시니 말입니다. 선묵 혜자 스님은 바로 누구이십니까? 한국불교의 새로운 순례문화를 이끌 수 있었던 것도 은사이신 청담스님의 면목 때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야말로 그 스승에 그 제자입니다. 아마 다음 생애에는 분명히 여러분과 선묵 혜자스님은 부처님이 되어 있을 것입니다. 불교는 실천의 종교입니다. 선묵 혜자스님께서 몸소 실천하지 않았으면 이런 불가사의한 순례문화를 형성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 보다 더 큰 공덕이 또 어디 있겠습니까? 제 생각에 앞으로 50년은 더 순례를 하였으면 합니다.”라고 법문했다.

순례현장을 찾은 이강석 포항시장은 “한국불교 신행문화의 장을 이끄는 108산사순례 회원들이 보경사를 찾아주어 감사하다”며 격려했다. 시장님은 마지막 날 일심광명무지개가 하늘에 장엄하는 것을 보고 감탄하며 끝까지 순례버스가 떠나는 시간까지도 배웅하며 철산스님과 함께 손을 흔들었다.

3일 간 순례 법회를 마치고 돌아가는 회원들은 농촌사랑 직거래장터에 들러 특산물들을 샀다. 또한 이번 보경사 순례에서는 다문화가정 인연맺기와 초코파이보시, 소년소녀가장 장학금 수여, 효행상 시상, 108약사여래 보시금 전달 등 다양한 자비나눔행사를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