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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차 지리산 실상사
108산사 조회수:1018
2014-12-05 11:46:56
‘선묵혜자 스님과 마음으로 찾아가는 108산사순례기도회’는 제 98차 산사순례법회(11월 6일-8일)를 전북 남원시 지리산 실상사에서 여법하게 봉행했다.

이른 새벽,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원들을 실은 순례버스는 서해안 고속도로를 따라 남도의 지리산이 품고 있는 천년고찰 실상사를 향해 쉼 없이 달려갔다. 아침부터 잔득 웅크린 운무(雲霧)가 동이 환하게 밝아 오자 서서히 사라지고, 늦가을의 정취를 머금은 산과 강과 들판들이 창밖으로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언제나 그렇듯이 산사순례 길은 멀고멀었다. 몸은 힘들고 고단 하지만, 늘 부처님께 기도와 공양을 드리러 가는 우리 회원들의 발길은 한없이 가볍고 즐거웠다.

서너 시간을 달렸을까. 버스가 지리산 자락으로 접어들었을 때는 오전 11시가 훨씬 넘었다. 마침내 순례버스는 지리산이 품고 있는 너른 들판에 가 닿았다. 멀리서 천년 고찰 실상사가 한 눈에 아득하게 들어 왔다.

뜻밖이었다. 대개 천년 고찰이라면 산속에 있을 터 인데 실상사는 지리산이 품고 있는 절이면서도 남도에서 가장 넓고 큰 수만 평의 들판 한 가운데에 자리하고 있는 것이 특색이었다. 왜 이런 곳에 홍척스님은 절을 창건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풍수지리설에는 현재의 이곳에 절을 세우지 않으면 그 정기(精氣)가 일본으로 건너가기 때문에 창건하였다고 전해지고 있다. 어떻든 홍척스님은 당나라로 유학하여 지장의 문하에서 선법(禪法)을 배운 뒤 귀국하여 구산선문 가운데 최초의 산문인 실상산문을 개산하고 절을 창건했다고 한다.

한국의 산들 중에서도 가장 험난하고 아름답기로 유명한 민족의 명산인 이곳 지리산 터 중에서도 유일하게 너른 들판을 끼고 있는 이 남원에 절을 세워졌으니 그 깊은 뜻은 분명히 있을 터였다. 그렇게 천년고찰 실상사는 우리 108산사순례 회원 6천여 명을 기다리고 있었다.

주차장에서 내려 다리를 건너 일주문 앞에서부터 실상사 주지 응묵 스님과 함께 일산(日傘)을 드리우고 부처님 진신사리가 모셔진 황금향로와 평화의 불을 들고 경내로 들어섰다. 너른 평지에 보광전과 극락전이 눈에 들어왔다. 이곳 경내에는 동종과 철조약사여래좌상, 수철화상탑, 수철화상탑비, 증각대사 탑과 탑비 등 여러 보물들이 있다. 그리고 여러 종류의 탑이 조성되어 있는데 특히 동서 삼층석탑과 백장암 삼층석탑이 유명하다. 회원들은 이 탑들을 배경으로 탑돌이를 하면서 잠시 기도를 하고 기도처를 잡고 천수경 독송과 사경을 하고 안심법문에 들어갔다.

108산사순례 법회의 새로운 프로그램인 안심법문 시간은 잠으로 경건하다. 지난 한 달간의 생활을 반성하고 나를 내려놓고 참회하는 이때는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업장을 녹이는 시간이다. 그래서 1년 전부터 꾸준히 안심법문을 해 왔다. 특히 이 번 순례부터는 ‘기도의 시’를 회원 중 한분을 선정해서 직접 낭송을 해서 많은 감흥을 받았다.

‘이른 새벽, 어깨에 멘 분홍빛 배낭과 단복을 입고 산사를 찾아 갑니다/ 부처님 전에 공양을 올리고 두 손을 합장하고/ 한없는 참회의 눈물을 안으로 삼키며/ 저는 오늘도/ 지극하게 기도를 합니다./전생과 현생에 쌓인/내안의 업장을 지웁니다./ 간절함이 절실함으로 바뀌고/ 절실함이 내 마음속에 가득히 쌓입니다./합장한 두 손이 세찬바람에/얼어붙기도 하지만/ 때론 따뜻한 바람이 머물기도 하는 /이 기도의 순간만은 부처님/나에게는 참으로 행복합니다.// 한 달에 한 번씩 마음을 비우고 참회하여/선묵혜자 스님이 주신 /한 알의 염주를 안고/집으로 돌아오면/그 염주 한 알에 모든 세상의 번뇌와 티끌이/모두 사라짐을 느낍니다.(중략)’

회원이 시를 낭송하는 소리는 지리산을 널리 퍼져 나갔다. 그 소리는 새와 바람 소리마저 멈추게 했다. 이 속에는 그동안 8년 동안 순례를 다니면서 느낀 소감과 기도를 하는 간절한 회원들의 마음이 한 알의 염주를 안고 돌아오는 진실한 순간이 잘 드러나 있다. 이제 부터는 1년 남짓 남은 회향 때까지 매달 회원들이 시를 직접 낭송할 시간도 가질 계획이다.
그리고 108참회기도를 마치고 나는 법문에 들어갔다.

“이재 2014년 갑오년의 순례도 한 번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참으로 세월이 빠르지요. 이렇듯 세월이란 부처님 말씀대로 화살처럼 빠릅니다. 이러한 때 누구는 허송세월하지만, 우리 회원들은 한 달에 한 번씩 순례를 나서서 자신은 물론 가족의 평화와 행복을 위해 이렇게 순례를 와서 부처님 전(殿)에서 기도를 하고 있으니 얼마나 행복합니까? 시간은 나를 기다려 주지 않습니다. 시간은 아무리 잡아도 붙잡을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그 시간을 잘 쓰고 내 것으로 만들어야만 날마다 좋은 날이 되고 행복해 질 수가 있는 것입니다. 사실, 하루하루 바쁜 우리가 지리산에 오기란 참으로 힘듭니다. 108산사순례가 없었다면, 이 멀고 먼 지리산의 가을 풍경을 어떻게 눈으로 보고 즐길 수 있겠습니까. 그러고 보면 산사순례가 있었기에 여러분들도 행복하고 스님도 행복합니다. 그렇지요.”
그리고 실상사 주지 응묵스님의 법문이 이어졌다.

“한국 불교에 있어 선풍(禪風)의 발상지인 실상사에 오신 여러분들을 뵙게 되니 너무나 기쁩니다. 말로만 듣고 있었던 108산사순례 회원들의 대장정을 내가 눈으로 이렇게 직접 보고 만나게 되니 참으로 반갑습니다. 인연은 그냥 오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이 이 실상사에 오신 것도 과거 전생에 부처님과의 법연(法緣)이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쪼록 지리산의 정기와 실상사의 모든 기를 모두 받아 가시기를 바랍니다.” 법문을 마치자 회원들의 우레와 같은 박수가 이어졌다.

제 98차 산사순례에서도 어김없이 국군장병을 위한 초코파이보시와 108다문화인연맺기, 108선묵장학금, 108약사여래보시금, 108효행상 시상 등을 가졌다. 또한 실상사 주지 응묵스님께서 북녘동포돕기 공양미 40kg 21가마를 보시했다. 돌아오는 길 농촌사랑직거래 장터에서 가족들을 위해 전북 남원의 특산물을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