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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차 보개산 각연사
108산사 조회수:691
2015-10-11 11:47:05
‘선묵혜자 스님과 마음으로 찾아가는 108산사순례기도회’는 107차 순례법회(9월 17일∼19일)를 충북 괴산군 보개산 각연사(覺淵寺)에서 여법하게 봉행했다.

가을로 접어드는 구월 중순 이른 새벽, 전국에 있는 각 법등에서 회원들을 실은 순례버스는 일제히 출발하였다. 버스가 속리산국립공원자락에 접어들자, 가을걷이에 나선 산촌(山村)의 아낙들이 바쁘게 움직이는 것이 드문드문 눈에 띄었다. 가을산색(山色)은 아낙의 치마폭처럼 저마다 곱고 아름다웠다.

회원들은 버스에서 내려서 삼삼오오 논밭을 지나 고즈넉한 가을산사(山寺)로 향했다. 산길위에는 도토리며 알밤들이 툭툭 땅위로 떨어지고, 이를 먹기 위해 다람쥐와 청설모 작은 산새들이 분주하다. 여기저기서 회원들은 사진을 찍기에 바쁘다. 모두 새색시 같다. 깊 옆에서는 이름 모를 풀꽃들이 인사를 한다.

이것이 산사순례가 아니고서는 맛볼 수 없는 봄여름가을겨울의 풍광(風光)인 것이다. 지난 순례들이 새삼 떠오른다. 그렇다. 순례를 다니면서 우리가 배운 건 이렇게 작은 것도 귀하게 여기는 마음이다.

얼마 쯤 지났을까. 실개천을 건너 일주문 앞으로 다가가자 각연사 대중들과 주지이신 법공스님이 마중을 나와 있었다. 얼굴에는 가을 햇살을 받은 듯 미소가 가득하다. 언제나 그렇듯이 순례 길은 늘 이렇게 정답다.

각연사는 유일스님이 신라 법흥왕 2년(515)에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데, 애초에 절을 조성할 장소는 이곳이 아니라 다른 곳이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각연사의 앞산에 있는 칠성면 쌍곡리 사동에 절을 짓기 위해 공사를 시작했다. 그런데 자고 나면 목재의 대팻밥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았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스님은 대팻밥이 사라지는 이유를 알기 위해 밤새 지켜보았더니, 까마귀들이 몰려와서 대팻밥을 물고 날아가는 것을 보고 뒤를 따라가 보았다.

그때 까마귀들이 대팻밥을 산 너머의 못에 떨어뜨려 못을 메우고 있었는데, 그 곳에서는 이상한 광채가 솟아나 다가가 보니 석불(石佛)이었다. 유일 스님은 이 석불을 모신 후 ‘깨달음이 연못 속의 부처님으로부터 비롯되었다.(覺有佛於淵)’라는 뜻에서 절 이름을 각연사(覺淵寺)로 지었다고 전해진다. 오늘날 비로전에 모셔진 석조비로자나불좌상이 바로 그 못에 있던 석불이다. 이 같은 전설로 볼 때 석조비로자나불좌상은 신라시대의 불상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선묵혜자 스님과 법공스님은 진신사리와 평화의 불을 모시고 일주문을 지나 대웅전으로 들어섰다. 대웅전 불단에는 석가여래좌상과 아미타여래좌상, 약사여래좌상이 봉안되어 있다. 법당 안 동쪽에는 무릎 위에 지팡이를 올려놓은 흙으로 빚은 승려상이 있는데, 유일스님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이외에도 각연사 사적비를 받쳤던 머리를 잃고 몸통만 남아 있는 돌거북이가 있다.

회원들은 삼삼오오 기도처를 잡고 곧 기도에 들어갔다. 《천수경》과 사경을 하고 안심법문을 듣고 108참회기도에 들어갔다.

‘불성은 남이 대신 보여주지도 못하고 기도와 서원만으로 이룰 수가 없음을 알고, 내가 수행하여 깨치겠나이다. 내 스스로 부처가 될 수 있는 불성을 구족하였기에 필시에 성불할 수 있음을 믿고 정진하겠나이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믿음은 불도의 근원이며, 공덕을 낳은 어머니임을 알아 의심 없이 믿겠나이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진리의 세계로 가는 길임을 확신하고 주저하고 머뭇거림이 없이 수행하겠나이다.(나를 찾는 108 참회기도문 59-62절)’

이 간절한 기도소리는 우리 회원들의 가슴 속을 메우고 각연사의 절 마당에 조용히 울려 퍼졌다. 그렇다. 우리는 비가오나 눈이오나 더우나 추우나 오직 한 마음으로 깨달음의 길을 걸어왔다. 그렇지만 부처의 길은 단 한순간에 올 수도 있고 영원히 오지 않을 수도 있다. 이 모든 게 오직 우리의 마음에 달려 있음을 알았다. 중요한 건 바로 잃어버린 그 부처의 마음을 찾아가는 데에 있다. 우리는 이를 찾기 위해 지난 9년간 멀고 먼 길을 떠나왔던 것인 줄 모른다.

108참회기도가 끝나고 선묵혜자 스님의 법문이 이어졌다.

“이제 길고 길었던 산사순례의 여정이 꼭 한 번 남았습니다. 참으로 긴 세월이었습니다. 제가 말을 하지 않아도 여러분들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지난 9년 간의 길고 길었던 고행의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갑니다. 어떤 때는 추웠고 더웠으며, 어떤 때는 강한 눈과 비바람을 맞았습니다. 하지만 모든 것을 우리는 인내하였습니다. 이젠 다음 달이면 108염주를 우리는 모두 완성하게 됩니다. 하지만 깨달음에는 나무가 없다고 했듯이 성불에도 끝이 없습니다.

108산사 참회문에 담겨 있는 것처럼 깨달음이란 누가 대신 이루어 줄 수도 없으며, 오직 자신의 수행을 통해서만이 이룰 수 있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다 불성(佛性)을 구족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내 마음 속의 불성을 제대로 보지 못했기에 이 마음을 찾기 위해 지난 9년 동안 산사순례를 했던 것입니다. 순례의 길은 끝난다고 해서 끝난 게 아닙니다. 다음달 1차 회향을 하고 우리는 2차 순례자를 위해서 계속 순례를 할 것입니다. ‘마음으로 찾아가는 53기도도량 순례를 계속할 것입니다. 이젠 또 새로운 108염주를 완성하기 위해 4년5개월이라는 긴 여정의 순례를 나서게 됩니다. 인생이 영원한 순례이듯이 우리도 계속 함께 떠나야 합니다.”

회원들은 법회를 봉행한 뒤 대웅전의 석조비로자나불좌상을 친견했다. 단아한 부처님의 미소가 마음속에 스며들었다. 한없이 포근했다. 부처님의 미소를 친견하고 돌아오는 길, 서쪽 하늘에 일심광명 무지개가 장엄하게 펼쳐졌다. 불보살님의 가피였다.
특히 18일에는 괴산에서 개막된 ‘2015 괴산세계유기농산업엑스포’ 행사에 동참해 지역민들이 가꾼 유기농산물을 구매하는 의미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또한 주지 법공스님께서 북녘동포돕기를 위한 공양미 모으기에 40kg 20가마를 보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