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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53기도도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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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경남 양산 영축산 통도사 (삼보사찰/덕운비구)
108산사 조회수:268
2017-02-20 11:47:09
‘선묵혜자 스님과 마음으로 찾아가는 53기도도량’ 제2차 순례가 지난 3월 중순(11일~12일) 경남 양산 영축산 통도사에서 여법하게 봉행됐다.

선재동자가 깨달음의 진리를 구하기 위해 선지식을 찾아서 남쪽을 향해 순례하는 것처럼, 우리 회원들은 전국법등에서 통도사를 향해 순례를 떠났다. 오랜 간만에 만난 회원들의 얼굴은 화사한 봄빛처럼 저마다 생동감이 넘쳤다. 그 속엔 ‘108산사순례회원’들도 있었고, 새롭게 가입한 회원들도 있었다. 나는 새 회원들을 보자 흐뭇하기도 하고 참으로 반갑기도 했다.

내가 지난해 10월, 9년간의 대장정 끝에 ‘108산사순례 1차 순례’를 회향한 뒤 ‘53기도도량 순례’를 착안하게 된 것은 대승경전 《화엄경》의 〈입법계품〉에서 선재동자가 문수보살의 가르침을 받은 뒤 선지식을 찾아나서는 것에서 기인하는데 그 품에 보면 문수보살이 복성에서 만난 선재동자가 첫 눈에 예사스러운 아이가 아님을 알아보게 된다.
그때 선재동자는 문수보살에게 이렇게 묻는다.

“보살은 어떻게 보살행을 배워야 하며, 또한 어떻게 보살행을 닦아야 하며, 어떻게 보살행으로 나아가야 하며, 어떻게 보살행을 행하고, 어떻게 보살행을 깨끗이 해야 하며, 어떻게 보살행에 들어가야 하며, 어떻게 보살행을 성취해야 하며, 어떻게 보살행을 따라가야 하며, 어떻게 보살행을 생각해야 하고, 또한 어떻게 보살행을 더 넓어야 하고, 어떻게 보현의 행을 빨리 원만케 해야 합니까.”

문수보살은 뜻하지 않은 선재동자의 물음에 이렇게 말씀하셨다.

“착하도다. 선남자여, 그대는 오래전부터 보리심을 내고서 보살행을 구하는구나. 보리심을 내는 것도 참으로 어려운 일이지만 보살행을 구하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임을 알아야 한다. 또한 일체의 지혜를 성취하려면 그대는 결단코 선지식을 찾아야 하느니라. 그대는 선지식을 찾는 일에 있어 조금도 고달픈 마음이나 게으른 생각을 내지 말아야 하며, 선지식을 친견한 뒤에도 조금도 만족한 마음을 내지 말아야 하며, 선지식의 가르침을 듣게 되면 그대로 순종하여야 하며, 선지식의 교묘한 방편을 듣더라도 그 허물을 보지 말아야 하느니라.”

그 순간 선재동자는 문수보살에게서 큰 가르침을 받은 뒤, 진리의 깨달음을 얻기 위해 다음과 같은 게송을 읊고서 선지식을 찾아서 멀고 먼 순례를 떠나게 된다.

‘삼계(三界) 생사는 성곽이 되고 / 교만한 마음은 담장이 되네. / 어리석음은 어둠에 덮여 / 탐욕과 성냄의 불이 치성하네 // 여러 갈래의 나쁜 길을 여의고서 / 모든 일 마다 깨끗하고 선하게 하여 / 세간을 초월하신 이시여. / 해탈의 문을 어서 보여 주소서 // 과거 미래 현재의 부처님 / 두루 나투시니 / 마치 해가 세간에 뜬 듯 하니 / 이제 그 길을 말씀하여 주소서.

선재동자의 이 게송을 보면 삼계가 교만한 마음과 어리석은 마음과 탐욕과 성냄의 불이 치성하여 모든 중생이 육도로 빠져 있음으로 세간을 초월한 문수보살님께서 삼세의 부처님이 나투시는 이 자리에서 보살이 알아야 할 보살도를 설법해달라는 간곡한 부탁이다. 실로 이 게송을 읽어보면, 선재동자가 얼마나 문수보살의 가르침이 절실했던 가를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이 선재동자가 진리를 애타게 찾는 마음으로 나 또한 ‘53기도도량 순례 기도회’를 결성하였던 것이다. 그러니 이 순례길이 얼마나 장엄한 ‘53기도도량’ 순례인지 알 수가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떠나는 ‘53기도도량 순례’는 선재동자가 사리불 존자와 오백성문, 육천 비구들이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함께 순례를 떠나는 것처럼. 우리가 ‘53기도도량 순례’를 감에 있어 선망부모와 조상님들이 늘 외호하시고 있음을 마음으로 느낀다.

그리고 선재동자가 순례 중에 만나는 선지식들은 문수·관자재·정취·미륵·보현 등 다섯 분의 보살들과 덕운·해운·선주·해당·선견 등 다섯 분의 비구와 그 밖에 비구니·소년·소녀·의사·뱃사공·신·선인·외도(外道)·바라문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는 깨달음에는 차별과 분별이 있을 수 없다는 부처님의 사상이 집약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번 통도사 순례에서 만나는 선지식은 바로 ‘덕운비구’였다. 하지만 깊게 생각하면, 덕운비구는 통도사에 계신 부처님과 스님들이요, 바로 내 곁에 있는 우리 회원들과 도반들일 것이다.

영축산 통도사의 장엄한 일주문 앞에 서자, 우리 회원들은 모두 선 채로 합장을 하고서 절마당에서 기도 정근, 축원, 사경 등을 했다. 기도소리는 영축산의 바람소리와 함께 귓가에 잔잔하게 울려 퍼졌다. 마음 속에서 깊은 참회의 흐느낌이 흘러나왔다. 참으로 장엄한 순간이었다.
기도를 마친 뒤 법문을 했다.

“봄바람이 마음을 흔듭니다. 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찾아왔습니다. 이젠 우리는 장엄한 ‘53기도도량 순례’의 첫 발걸음을 영축산 통도사 적멸보궁에서 시작했습니다. 선재동자가 남쪽 승낙국에 가서 덕운 비구에게서 얻은 가르침은 ‘모든 부처님의 경계를 통해서 지혜의 광명으로 두루 보는 법’이었습니다. 이 가르침을 요약하면 바로 지혜를 얻으라는 것입니다. 지혜가 있어야 세상사를 두루 살펴 볼 수 있으며, 또한 마음속에 고요한 선정을 얻어야만 지혜를 얻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이나 나나 아직 지혜가 부족합니다. 아마 우리가 53기도도량을 모두 순례하고 나면, 지혜의 눈과 마음의 눈을 뜨게 될 것입니다. 다음 순례는 법보사찰인 해인사로 가서 해운비구를 친견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