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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53기도도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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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차 경남 합천 가야산 해인사 (삼보사찰/해운비구)
108산사 조회수:244
2017-02-20 11:47:10
‘선묵혜자 스님과 마음으로 53선지식을 찾아가는 53기도도량’ 제3차 순례가 지난 4월 8일부터 9일까지 경남 합천 가야산 해인사에서 여법하게 봉행됐다.

전국 각 법등에서 출발한 회원들은 문수보살님의 가르침을 받고 두 번째 선지식인 해운비구를 찾아나서는 것과 같은 마음으로 법보종찰인 해인사를 향했다. 사찰 입구에 도착해 홍류동 계곡과 벚꽃터널을 지나자, 청아한 산새 소리가 귀를 맑게 연신 적셨다. 그렇게 봄은 해인사에도 발을 뻗치고 있었던 것이다.

“애장왕비 부처님 가피로 병고 이겨내고 / 불은(佛恩)에 감사코자 시주공덕 쌓고 / 고려 태조 왕건 희랑조사 도움에 / 보답하여 국찰(國刹)로 삼으니 해동제일 도량 되었구나. // 절 입구 석탑의 이끼 / 무상한 세월 깊이 풍경소리 / 중생의 막힌 귀 씻어주고 열어주네.”
〈53기도도량 찾아서〉 해인사 시(詩) 중에서

법보종찰 합천 해인사는 우리나라 3대 사찰로 손꼽힌다. 신라 애장왕(哀莊王) 때 왕비가 등창이 났는데, 순응 스님과 이정 스님이 그 병을 낫게 해주자, 이에 감동한 왕이 가야산에 와서 원당(願堂)을 지은 것이 시초였다. 918년 고려를 건국한 태조는 주지 희랑 스님이 후백제의 견훤을 뿌리치고 도와준 데 대한 보답으로 이 절을 고려의 국찰로 삼아 해동제일의 도량이 되게 했다고 한다. 그 후 조선 태조(1397) 때 강화도 선원사에 있던 고려팔만대장경판을 지천사로 옮겼다가 이듬해 이곳으로 옮겨와 호국신앙의 요람이 되었으며, 그 후 세조가 장경각을 중창했다.

특히 해인사는 화엄종의 근본경전인 《화엄경》에 나오는 ‘해인삼매’에서 유래된 이름으로 선재동자가 《화엄경》의 ‘입법계품’에서 해운비구를 찾아서 순례를 떠나는 것과 일치한다. ‘해인삼매’에 담긴 뜻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현상세계를 깊고 넒은 한없는 큰 바다에 비유하여 중생의 번뇌망상이 멈출 때 우주의 참된 모습이 그대로 물 속에 비치는 경치를 말하고 있는데, 이것은 부처님의 깨달음의 모습이자 우리 중생의 본래모습이다.

이는 선재동자가 해운 비구를 만나서 깨친 ‘보안법문(普眼法門)’과도 상통한다. 여기에서 ‘보(普)’의 의미는 ‘광대하다, 넓다, 두루하다’는 뜻을 가지고 있고 ‘안(眼)’은 눈을 뜻한다. 그러므로 보안이란 ‘넓고 광대한 마음으로 세상을 두루 관찰하라’는 깊은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럼 무엇을 보라는 것일까? 넓고 광대한 눈을 지녀서 우리가 살고 있는 현상세계를 큰 바다라고 생각하고 관찰하면 부처님과 같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고로 부처님과 같은 넓고 광대한 눈으로 보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은 ‘오욕락’이 들끓는 거친 바다와 같다. 나만이 최고라는 아만, 나에 대한 집착으로 인해 늘 탐욕이 들끓는 이 세상은 그야말로 거친 파도와 같은 것인 줄도 모른다. 이것이 바로 해운 비구의 가르침이다.

우리 회원들은 바쁜 일상을 떨치고, 오늘 하루 저마다 선재동자와 같은 마음으로 해운 비구의 가르침을 깊이 사유하면서 53기도도량의 세 번째 순례지인 해인사에 온 것이다. 해인사는 장구한 한국불교의 역사를 그대로 보듬고 있는 최고의 천년고찰이다.

세계문화유산인 국보 제52호 장경판전을 비롯하여 32호 대장경판, 206호 고려목판, 그 외 보물인 석조여래입상, 건칠희랑대좌상 등이 있는 한국문화유산의 보고(寶庫)인데, 이곳에 우리 회원들이 꽃피는 4월에 찾았으니 참으로 기쁜 일이다.

가야산 해인사의 장엄한 일주문 앞에 서자 우리 회원들은 모두 선 채로 합장했다. 선묵혜자 스님과 해인사 주지 향적스님은 룸비니에서 이운해 온 ‘평화의 불’과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시고 경내로 들어섰다. 회원들은 대웅전에 터를 잡고 기도정근, 축원, 사경 등을 했다. 108배 참회기도를 하는 동안 가야산의 바람이 옷자락을 스쳐지나 갔다. 그리고 안심법문이 이어졌다.

“오늘 우리는 불굴의 구도정신으로 53도량 해인사에서 해운 비구의 법문을 듣습니다. 내 가슴속에 있는 절망을 저 바람 속으로 날려 보내고 안타까운 마음도 부처님 전에 두고 새봄의 햇살처럼 절망의 끝 희망을 바라봅니다. 나를 절망하게 하는 것도 나이고 나를 일으켜 세우는 것도 나입니다. 이젠 모든 괴로움과 절망을 부처님께 맡기세요.”

‘53기도도량’ 순례와 ‘108산사순례’ 2진 순례가 있는 연 이틀 법보종찰 해인사의 하늘에는 상서로운 무지개가 펼쳐져서 회원들의 환희심은 더욱 돋아났다. 기도를 마친 뒤 선묵혜자 스님은 감로의 법문을 했다.

“일찍이 부처님께서는 번뇌를 없애야 한다고 했는데, 이것이 개인의 평화와 행복을 무너지게 하는 원인과 조건이 된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고로 번뇌는 탐(貪)·진(嗔)·치(癡) 삼독을 키우는 원인이 됩니다. 그 중에서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바로 욕심이라고 합니다. 이것이 ‘너와 나’라는 경계를 만들어 끊임없는 미움과 투쟁을 키워간다고 하셨지요. 오늘 우리가 해인사에 온 것은 이러한 삼독과 번뇌를 지우기 위함임을 알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원력을 세워야만 합니다. 해인사에 와서 그저 남이 기도하니까 나도 한다는 마음으로 해서는 안 된다는 말입니다. 자신의 원력이 담겨져 있지 않는 기도는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더구나 53기도도량 순례를 가겠다고 자신과 약속을 해 놓고 나왔다가 안 나왔다가 하는 이들은 제대로 된 원력을 세우지 못한 불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원력이 굳건하면 기도로 저절로 이루어집니다. 이제 부터라도 순례에 빠짐없이 참석하겠다는 각자의 원력을 세워야 합니다.”

순례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가야산에 걸쳐진 저문해가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아마 우리 회원들의 마음 속에는 해인사의 풍광(風光)이 빚어내는 절경들이 담겨져 있을 것이다. 그것은 다름 아닌 부처님의 법향(法香)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