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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차 전북 남원 만행산 선원사(약사기도도량/자행동녀)
108산사 조회수:284
2017-02-20 11:47:18
‘선묵혜자스님과 마음으로 53선지식을 찾아가는 53기도도량’ 제11차 순례법회가 지난 1월 13일과 14일 양일 동안 전북 남원시 만행산 선원사에서 여법하게 봉행되었다.

전라북도 남원시 만행산 선원사로 정유년(丁酉年) ‘53기도도량’ 첫 순례법회를 가는 날, 남원으로 향하는 회원들은 선재동자가 『화엄경』입법계품에서 선지식을 친견하는 그와 같은 마음으로 떠났다.

남원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있다. ‘남원팔경’과 ‘춘향전’이다. 교룡산에 비치는 석양 풍경인 ‘교룡낙조(蛟龍落照)’, 함박눈이 내리는 축천의 저녁 설경인 ‘축천모설(丑川暮雪)’, 요천에서 밤에 횃불로 고기 잡는 풍경인 ‘금암어화(錦巖漁火)’, 비안정(費眼亭) 뜰 앞 요천 백사장에 떼 지어 날아다니는 기러기 풍경인 ‘비정낙안(費亭落雁)’, 해질녘에 은은히 들려오는 선원사의 종소리인 ‘선원모종(禪院暮鐘)’, 광한루 하늘 위에 높이 떠 있는 가을달인 ‘광한추월(廣寒秋月)’, 주천계곡을 내려 가르며 아홉 폭포를 이루는 구룡폭포의 물소리인 ‘원천폭포(源川瀑布)’, 해질무렵 황혼과 함께 돌아오는 순자강의 고깃배 무리인‘순강귀범’과 수백의 승려가 아침에 시주 받으러 나갔다 저녁에 돌아올 때의 행렬을 뜻하는 ‘만복사귀승(萬福寺歸僧)’ 그리고 ‘춘향전’이다.

그만큼 고전의 멋이 마음껏 드러나는 고장이다. 이곳으로 떠나는 우리회원들의 마음은 당연히 설레었을 것이다. 53기도도량 순례에서만 얻을 수 있는 특별한 감흥(感興)이다.

전국 법등에서 출발한 버스는 여러 산과 강을 지나 오전 11시 민족의 명산 지리산에서 뻗어 나온 만행산 자락에 자리 잡은 선원사에 닿았다. 해질녘에 들려오는 선원사의 모종이 오전부터 벌써 귓가에 울리는 듯하다. 53기도도량 순례가 아니고서는 감히 찾아 올 수도 없는 먼 길을 달려 온 것이다.

회원들은 『화엄경』 「입법계품」에서 선재동자가 열한 번째 선지식인 자행동녀를 친견하는 것처럼 더없이 마음이 즐거웠다. 그것도 정유년 새해에 말이다. 일주문에 도착하자 선원사 주지 운천 스님 이하 대중들이 우리 보현행원들을 넉넉한 미소로서 맞아 주셨다.

선묵혜자 스님과 주지 운천 스님은 일산(日傘) 아래 부처님의 진신사리와 평화의 불을 모시고 천천히 경내로 향하고, 회원들도 합장하고 뒤를 따랐다. 경내에는 고풍스런 다보여래 5층석탑과 아담하고 소박한 대웅전이 있고 양 옆의 고목 두 그루가 서 있고, 법당 내에는 고려 철불의 전형인 철조여래좌상이 천 년 세월을 머금고 있다. 회원들은 기도처를 잡고서 육법공양을 시작으로 천수경과 사경, 안심법문, 108참회기도를 끝난 뒤에는 선묵혜자 스님의 법문을 들었다.

“오늘은 정유년의 첫 순례입니다. 올해도 우리는 어김없이 이 먼 길을 떠나왔습니다. 제가 정유년의 첫 순례를 만행산 선원사로 온 이유가 있습니다. 그게 무엇일까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입니까? 명예입니까? 재물입니까? 명예가 높고 재물이 많은들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우리들에게 가장 중요한 건 바로 건강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까? 안 그렇습니까? 한 해의 시발점에 우리가 서원해야 할 것은 오직 건강입니다. 몸이 건강해야 마음도 건강해지고 복도 지을 수 있고 공덕도 쌓을 수 있습니다.

오늘 우리는 선재동자가 『화엄경』 「입법계품」에서 열 한 번째 친견하는 자행동녀의 가르침을 받기 위해 왔습니다. 그런데 그 자행동녀는 어디에 있습니까? 뒤를 돌아보십시오, 보입니까? 안 보입니까? 중생의 마음으로 보면 보이지 않고 부처의 마음으로 보면 보입니다. 바로 이 앞에 법문을 하고 있는 선묵혜자 스님이 자행동녀이며, 옆에 있는 도반이 바로 자행동녀입니다. 이를 제대로 알아야 합니다. 약사도량에 왔으니 자신은 물론, 가족들의 건강을 위해 기도하시고 일 년 동안 열심히 순례를 떠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선재동자가 열한 번째 선지식인 자행동녀를 친견하고 난 뒤 얻은 가르침은 ‘반야바라밀로 두루 장엄하는 문’인 ‘반야바라밀보장엄문〔船若波羅密普莊嚴門)’이다. 자행동녀는 선재동자에게 자신이 거처하는 장엄한 궁전을 보여주고서 보살행을 닦고 큰 서원을 세우고 공덕을 구족하여 깨달음인 지혜바라밀을 얻게 되면, 이와 같은 궁전을 스스로 장엄할 수 있음을 가르쳐 준 것이라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자신이 과거세에 많은 선근(善根)을 심은 것처럼 선재동자도 많은 선근을 닦을 것을 일러 주었던 것이다.

이는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회원들도 자행동녀처럼 서원을 세우고 열심히 선근을 닦고 공덕을 구족하면 한량없고 아름다운 궁전을 지을 수 있음을 일러준 것이라 할 수 있다. 보장엄문은 다름 아닌 행복의 궁전이요. 깨달음의 궁전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다섯 가지의 다라니문인 ‘불찰다라니문·불(佛)다라니문·법다라니문·중생다라니문·자심청정다라니문’을 독송하고 이를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선묵혜자 스님의 법문이 끝나고, 선원사 운천 스님의 인사말이 이어졌다.

“정유년 새해에 만행산 선원사에 첫 순례를 오신 것은 참으로 영광입니다. ‘첫 돌, 첫 직장’처럼 ‘처음’이 가진 의미는 아주 큽니다. 새해 첫 날, 첫 해를 보면서 마음을 새롭게 다잡는 것도 우리에게 아주 소중한 일입니다. 특히 우리 불자들에게 있어 새해에 떠나는 첫 성지순례는 아주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죠. 또한 첫 순례지에서 기도를 하며 부처님께‘올 해는 불자로서 어떻게 살겠다.’고 약속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그런 의미에서 선원사에 오신 여러분들은 전생에 복을 많이 지으신 분들입니다. 저의 별명은 짜장면 보시를 많이 해서 ‘짜장스님’으로 불립니다. 8년 넘게 짜장면 보시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별명이 하나 더 있어요. 짜장면과 더불어 비빔면과 잔치국수 등 면(麵)을 많이 보시한다고 ‘면 보시 스님’으로도 불립니다.

제가 ‘짜장 스님’이고 선묵혜자 스님은 ‘초코파이 스님’이니 53기도도량 순례회원 여러분은 ‘초코파이 불자’으로 불려도 손색없을 것 같습니다. 여러분이 밟고 있는 우리 선원사는 신라 말 풍수지리의 대가 도선국사께서 남원 땅의 기운을 북돋우기 위해 만행산에 창건한 비보사찰 중의 한 곳입니다. 이 선원사에서 새해 첫 순례를 하신 그 마음으로 많은 복을 지으시고 또한 부처님의 가피를 듬뿍 받아 가시기를 기원합니다.”

한편 이번 순례에서 남원지역 학생 17명에 대한 장학금 전달, 남원 농산품 직거래장터 운영 등 나눔과 봉사를 실천하는 뜻깊은 자리가 마련됐다. 또한 순례법회를 마친 뒤에는 신도들과 함께 남원 광한루를 둘러보는 시간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