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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에 있는 사람 용서하라
108산사 조회수:1021
2013-02-05 11:45:59
제 몸보다 남의 몸을 사랑하고 제 목숨으로 남의 목숨에 견주는 이는 남을 해치지 않는다.-출요경-

아주 먼 옛날에 제석천이 이끄는 천자들과 아수라왕이 이끄는 아수라 무리들이 크게 전쟁을 일으켰다. 이때 아수라들이 승리를 하자 패배한 제석천의 군대는 겁에 질려 마차를 되돌려 자신들의 궁으로 황급히 달아났다. 서둘러 궁으로 돌아가는 길에 숲 근처를 지나게 되었는데 마침 숲 아래에는 금시조 둥지가 있었고 그 속에는 금시조 새끼들이 살고 있었다. 제석천은 도망치는 와중에도 새끼들을 발견하고서 마부에게 말했다.

“어린 새들을 죽이면 안 된다. 마차를 돌려라.”

마부가 말했다.

“아수라군이 뒤쫓아 오고 있습니다. 마차를 돌리면 우리가 죽음을 면하지 못할 것입니다.”

“차라리 돌아가 아수라들에게 죽음을 당할지언정 저 중생들을 밟아 죽일 수는 없다.”

마부는 하는 수 없이 마차를 되돌렸다. 이때 아수라들은 제석천이 마차를 돌리는 것을 보고는 엄청난 전술이 숨어 있으리라고 생각하고 지레 겁을 먹고 뿔뿔이 흩어져 달아났다. 부처님은 이 일을 두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삼십삼천의 최고 왕인 제석천은 남을 사랑하는 자비심을 지녔던 까닭에 그 위력으로 아수라군을 물리쳤다. 바른 믿음을 지니고 수행하는 너희들도 언제나 남을 사랑하는 마음을 닦고 또 남을 사랑하는 마음의 공덕을 찬탄하여야 한다.”

인간의 자비심에 대해 <잡아함경>에 실려 있는 이야기다. 자비심이란 불보살이 중생을 측은하게 여기고 동정하는 마음을 말한다. 인간은 근본적으로 이러한 마음을 타고났다. 그러나 환경과 욕망이 생기고부터 인간의 마음속에는 이러한 자비심이 사라진 것이다.

오늘날 세상은 테러와의 전쟁에 휩싸여 있다. 아프리카, 중동은 사람의 목숨이 파리 목숨보다 못한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인간을 향해 총질을 하고 칼을 찌르고 하는 것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잔악무도한 행위이다. 사실 불교의 근본적인 이념은 자비심에 있다. 인간세계가 가진 모든 부조리와 모순은 인간 개개인이 가진 무지에서 출발한 욕망에서 비롯되었다. 이러한 욕망을 인간이 가진 지혜와 혜안으로서 없애려는 것이 불교사상이라고 할 수 있다.

불교적 관점에서 보면 인간이나 짐승들은 모두 똑같은 생명체를 가진 평등체다. 그러나 약자인 짐승들이 자비심을 베풀 수 없으며 약자인 사람이 강한 자를 상대로 자비심을 베풀 수도 없다. 그러나 인간의 관점에서 보면 약자인 짐승과 약자인 인간에게 한없는 자비심을 베풀 수가 있는 것이다. 이것이 불교의 근본적인 이념인 것이다.

그러므로 인간이 자비심을 가진다면 어찌 사람을 죽일수 있겠는가. 생명이란 오직 하나뿐이다. 죽는다는 것은 이 세상에서 사라진다는 것이다. 이 땅의 모든 생명은 살아야 할 이유가 있으며 그 가치가 있다. 만약, 그대가 이 세상에 없다는 것을 가정해 보라. 하나의 공포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오늘 내가 사랑했던 사람을, 그를 영원히 볼 수 없다면 그것이 악몽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지금 곁에 있는 사람을 사랑하고 용서하라. 그것이 바로 자비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