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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기도도량순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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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 통해 무주상 보시·인연법 체득
108산사 조회수:595
2013-02-04 11:46:15
108산사 제 44차 순례지인 경주 기림사로 가는 길목, 하얀 벚꽃이 비 오듯 바람에 흩날렸다. 회원들은 깊디깊은 전생의 인연으로 해동성지를 찾아 기도를 올렸다. 뒤 늦게 찾아온 봄은 회원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특히 LA에서 예정도 없이 오신 비구니 가수 정율 스님의 열정적인 찬불가로 인해 더욱 즐거웠다. ‘꽃잎이 떨어져도 그 떨어질 곳을 미리 알고 있다’는 말이 있다. 이것이 부처님 사상인 ‘인연’이며 ‘연기’가 아니겠는가.

한국불교 최초의 해동(海東) 불교성지인 기림사의 순례는 회원들에게 특별한 의미를 갖게 했다. 일반적으로 한국으로 불교가 전래된 것은 고구려 소수림왕 17년(372년)이라고 알고 있지만 학자들의 사료(史料)에 의하면 이미 한국으로 불교가 들어와 있었다고 추측하고 있는데 그곳이 바로 기림사이다. 세종대왕이 지은 「월인천강지곡」에도 불교는 인도의 승려인 광유성인에 의해 해동기림사로 먼저 들어왔다고 되어 있다.

통일신라의 찬란한 불교문화를 꽃피운 대표적인 유적지는 불국사이다. 하지만 실제 본사가 경주 기림사였다는 것을 아는 불자는 드물다. 당시만 해도 웅장한 113채의 전각들이 있었는데 조선시대 때 화재로 인해 거의 소실되었다. 기림사의 근원 또한 석가모니 부처님이 생전에 제자들과 함께 수행했던 승원 중에서 첫 손에 꼽히는 기원정사에서 기인 한다. 그 기원정사의 숲을 기림(祇林)이라 하여 그런 연유에서 붙인 이름이다. 한국의 성보사찰 중에서도 기림사는 지장기도처로 매우 유명한 곳이어서 회원들의 신심은 그 어느 곳보다도 각별했다.

석가모니 부처님이 가섭존자를 제자로 받아드릴 때도 그러한 ‘인연’법을 매우 중시했다. 인도의 최상층 계급인 브라만의 자식이었던 가섭존자는 어느 날 부모님이 돌아가시자 수행자가 되기 위해 죽림정사에 머물고 있는 석가모니 부처님을 친견했다. 부처님은 가섭존자를 보고 첫 마디를 던졌다.
“이제야 왔습니까? 내 그대를 기다린 지 참으로 오래되었소.”

가섭존자는 전생부터 부처님과 기이한 인연이 있었음을 알고 그 순간 귀의하여 수행제일의 제자가 된다. 40여년 후 부처님이 열반에 드시고 다비식을 했는데 아무리 불을 지피려 해도 장작에 불이 붙지 않았다. 당시 가섭은 멀리 있어 열반 소식을 몰랐다. 일주 일 후 오백 비구들을 거느리고 부처님이 모셔져 있는 관으로 다가가 불을 지피자 활활 타올랐다. 부처님은 열반을 하고서도 말없음의 선법(禪法)을 가섭존자에게 전한 것이다.

오늘날 조계종의 종지인 선종(禪宗)의 시작이다. 만약, 가섭이 부처님과의 인연으로 출가를 하지 않았다면, 중국은 물론, 한국과 일본에 선종이 전파되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이것이 바로 부처님과의 ‘인연’이다.

지난 주 나는 한 할머니 불자로부터 놀라운 이야기를 들었다. 108산사순례에서 우리 회원들이 하는 선행 중에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역의 특산물을 사주는 ‘농촌사랑운동’이 있다. 보살님은 순례 때마다 그 지역 특산물을 사서 미국 오하이주에 사는 노령의 친구에게 보냈다. 그 친구는 미국으로 이민을 가 큰 사업가로 성공을 했지만 평소 고국의 향수가 물씬 배어 나오는 농산물을 맛보는 것이 소원이었다고 한다. 할머니는 친구를 위해 농산물을 사서 항공으로 부쳤던 것이다.

며칠 전, 할머니는 친구와 한국에서 해후를 했다. 그런데 금으로 만든 이천 만원 상당의 롤렉스시계를 그 친구의 남편이 선물을 한 것이다. ‘얼마나 한국의 음식이 그립겠는가.’라는 생각에 그저 농산물을 사서 보냈는데 오히려 감당할 수 없는 선물을 받았다고 했다. 물론, 그 친구는 오하이주에서도 몇 째 가는 부자여서 그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할머니로서는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다. 이 모든 것이 108산사 순례의 ‘농촌사랑운동’ 때문이라고 하셨다. 이렇듯 남에게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베푸는 무주상보시는 언젠가 반드시 자신에게 돌아온다.

【108산사순례기도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