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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기도도량순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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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은 신심으로 이어가는 순례가 곧 수행
108산사 조회수:617
2013-02-04 11:46:25
산사순례에 다니는 회원들 중에 집안의 어려움이나, 개인적 문제로 상담을 요청할 때가 가끔 있다. 어느 날 친정어머니의 치매 때문에 고통스럽다는 회원 한 분이 나를 찾아왔다. 40세 전후의 이 보살은 나를 보자마자 눈가에 눈물이 글썽거렸다.

“어릴 적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고 어머니가 혼자 갖은 고생을 다하며 남매를 대학까지 공부시켰는데 이제 살만큼 되니까 친정어머니가 그만 노환(老患)에 치매를 앓고 있습니다. 그런데 시댁 때문에 어머니를 제대로 돌보지 못해 그 죄스러움으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그 때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격려와 용기뿐이었다. 사람의 병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육신의 병이요, 또 하나는 마음의 병이다. 어머니는 육신의 병을 앓고 있었지만 그 보살은 마음의 병을 오래 동안 앓고 있었다.

“삶이란 고난의 연속이며 그 과정 속에서 새로운 희망을 얻기 마련입니다. 산사순례에 와서 열심히 기도를 하다보면 어머니의 건강도 반드시 차도가 올 것입니다. 마음이 정 괴로울 때는 법당에 앉아 부처님의 미소를 끌어안고 참배를 드리다 보면 세상의 모든 근심도 다 사라질 것입니다.”

나는 안쓰러운 마음이 앞섰다. 그 보살은 한 달에 한 번 가는 순례마저 어머니의 병간호 때문에 자주 빼 먹었지만 마음만은 늘 순례에 간다고 했다. 병간호를 위해 힘겨워 하면서도 산사순례에 대한 지극한 마음을 나는 한 눈에 다 읽을 수 있었다. 그로부터 몇 개월이 흘렀다. 산사순례를 꾸준히 다니고부터 어머니의 병세도 날이 갈수록 좋아졌다고 한다. 물론, 아직은 같이 순례를 다닐 정도는 아니지만, 반드시 어머니와 함께 순례를 하겠다는 서원을 부처님께 올렸다고 한다. 어머니에 대한 지극한 사랑을 엿볼 수 있어 마음이 뭉클했다.

수행의 맨 처음 방법은 ‘인욕(人慾)’이며 이 ‘인욕’은 ‘마음 비움’에서부터 시작된다. 산사순례의 모든 시작과 끝도 모든 고통으로부터 참고 인내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어머니의 병으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는 그 보살의 마음은 비단 자신만의 것이 아닐 것이다. 그에게 절실한 것은 일상사의 모든 것을 자연스럽게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는 마음이며 그렇게 하다보면 마음의 병도 자연스럽게 치유가 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우리 산사 회원들 중에도 가족들의 병이나 자식문제로 인해 마음의 고통을 받고 있는 분이 더러 있을 것이다.

누구나가 뜻하지 않은 시련을 겪을 때도 있다. 나 또한 그렇고 이 세상사가 그렇다. 누구든지 몸이 아프거나 집안 사정에 의해 순례에 참석하지 못할 때도 있다. 이럴 때 자신의 마음가짐이 매우 중요하다. 한 번 순례에 빠지게 되면, 다음번에도 이런 저런 핑계를 대고 빠질 때가 많이 생긴다. 그러므로 무엇보다도 순례를 나서고자 하는 굳은 신심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신심은 그냥 얻어지는 게 아니라 오직 자신이 키워야만 한다.

절은 부처님의 청정법신이 계신 곳이다. 그동안 자신이 지은 업과 죄, 무거운 짐들을 내려놓고 이 지상의 가장 아름답고 깨끗한 마음으로 기도를 올리는 장소이다. 또한 세속에 묻은 마음의 때를 벗는 곳이기도 하다. 그 마음의 안식처를 찾아가는 길이 바로 산사 순례이다. 인간의 고통은 오직 자신이 만드는 것이며 이를 벗어나기 위해 부처님에게 공양을 올리고 참배를 한다.

이 세상은 결코 혼자가 아니다. 그러나 홀로 모든 고통을 받아 들이는 사람만이 혼자에서 벗어 날 수 있다. 그 무엇에도 물들지 않고 순수하고 자유로운 몸일 때 비로소 ‘홀로’가 된다. 그 때 진정한 ‘홀로서기’가 시작되는 것이다.

108산사순례는 혼자 가는 것이 아닌 ‘홀로’가 되어 모든 이가 ‘더불어 함께’ 가는 길이며 이 때 나는 혼자가 아님을 깨닫게 된다. 오늘 비록 혼자 머나먼 길을 떠나지만, 순례라는 이 길은 비단 자신만의 죄와 업을 버리기 위해 떠나는 길이 아닌 자신의 아내, 남편, 자식, 부모, 그리고 친구를 위해 거침없이 나서는 장엄(莊嚴)한 명상의 길이며 하나의 도전임을 깨달아야 한다.

【108산사순례기도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