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명

53기도도량순례

Home > etc > 53기도도량순례

게시글 검색
찬란한 불교 유산 체험하는 뜻깊은 여정
108산사 조회수:769
2013-02-04 11:46:29
한국의 33관음성지를 모두 방문한 일본인 순례객이 나왔다는 이야기를 얼마 전 뉴스를 통해 들었다. 이 ‘한국 33관음성지순례 프로젝트’는 한·일 양국의 공통된 문화컨텐츠인 불교를 통해 상호간의 이해를 증진시키고 템플스테이 등의 한국의 독특한 문화관광콘텐츠를 제공하는 사찰순례상품으로 문화관광부와 대한불교조계종이 공동으로 출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모든 것도 ‘산사순례’가 동기가 된 것임이 분명하다.

일본인들에게 성지순례는 옛날부터 행해왔던 독특한 관습이 있었는데 토속적인 신도(神道)신앙과 더불어 일본인들의 심층의식을 지배하고 있었다. 과거 야마토 왜, 나라, 헤이안 시대의 불교는 일본인들의 정신 그 자체였다. 때문에 일본의 순례는 홍법대사(弘法大師)가 성지순례를 시작한 후 지금까지 면면히 이어져 오고 있는 유서 깊은 전통이 있다. 일본은 네 개의 섬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중에서 가장 작은 섬이 시코쿠이다. 이 시코쿠에서 태어나서 자라 깨달음을 얻은 이가 바로 그 유명한 홍법대사(774년~835년)이다.

이 작은 섬에 1200년간 이어온 불교 성지 순례의 비밀이 숨겨져 있다. 일본인들은 이 홍법대사의 발걸음을 따라 ‘헨로 미치’라 불리는 길은 번호가 붙은 88개의 절을 순서대로 돌아 1번 절로 돌아오는 1200킬로미터의 장거리 순례를 하고 있다. 이러한 전통은 에도시대를 거쳐 신도와 불교를 결합시키는 메이지, 그리고 현재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일본의 순례는 즉 그들의 정체성의 발로이자 인식의 근간이었다. 그들은 불교 성지를 순례하면서 불교정신을 스스로 확인하고자 했던 것이다.

그런 일본인이 한국의 33관음성지를 모두 순례했다는 것은 결코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그들은 대륙으로 이어지는 불교문화를 옛날부터 그리워한 속성을 지니고 있었다. 일본인이 그들의 불교성지를 모두 순례하고 한국의 33관음성지를 순례하기 위해 지금도 속속들이 여행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한국불교가 얼마나 우수한 문화컨텐츠를 지니고 있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우리는 스스로 자부심을 느끼지 않으면 안 된다. 한국의 불교문화는 세계적이다. 33관음성지 뿐만이 아니라 산사 곳곳마다 산재한 불교문화는 눈으로 보고 확인을 해 보지 못한 사람은 모른다. 찬란한 한국문화의 유산이 산사 곳곳마다 존재하고 있다.

물론 아쉽게도 임진왜란과 일제 강점 또한 6.25전쟁으로 많은 불교문화유산이 소실되었다.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수월관음도이다. 고려시대 불화로 국보급으로 알려진 이 불화는 현재 일본에 있다. 고려시대에 많이 제작되었던 수월관음도는 대체로 비슷한 도상을 보이고 있는데, 그것은 의상(義湘)이 낙산(洛山)에서 관음보살을 친견(親見)했다는 《삼국유사》의 기록에 따라 그것을 도상화한 형식이 계속 유행했다. 이 그림은 부드러운 곡선으로 처리한 전체적인 모습, 투명한 천의(天衣)의 화사함, 화려한 장신구 및 옷 문양 등에서 고려시대 관음도의 기본도상을 충실히 따랐음을 알 수 있다.

이와 달리, 해인사의 팔만대장경은 6.25전쟁 중 김영환 장군의 기지로 살아남은 대표적인 문화유산이다. 그는 1951년 8월 해인사 폭격을 거부했다. 인민군 1개 대대가 해인사를 점령하고 있었는데 식량 탈취가 목적이었다. 며칠만 지나면 인민군들은 해인사 밖으로 빠져나올 것이고, 그때 폭격한다면 적도 소탕하고 해인사도 지킬 수 있음을 알고 그는 명령을 어기고 돌아왔던 것이다. 어째든 그의 기지가 없었더라면 문화의 보고(寶庫)인 해인사는 사라졌을 것이고 팔만대장경은 소실되었을 지도 모른다.

이런 점에서 볼 때 ‘108산사순례’를 떠나는 것은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통일신라, 고려, 조선시대를 이어온 찬란한 불교문화의 유산을 눈으로 보고 느끼고 체험하는 장중한 시간임을 알아야 한다. 일본인들도 한국의 관음성지를 찾아 순례하고 있는 이때, 한국인으로서 우리문화유산의 보고(寶庫)인 ‘108산사순례’를 하는 일은 참으로 가치 있는 일이다.

【108산사순례기도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