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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기도도량순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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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즐길 권리, 보호하는 마음에서 출발
108산사 조회수:687
2013-02-04 11:47:25
북한산 도선사 산문(山門)에 가을이 지천이다. 산은 산 그대로 가을이요, 산사는 산사 그대로 정취를 한껏 잦아낸다. 그러다 보니 휴일 아침마다 붉고 노란 단풍잎을 보기 위해 앞다퉈 북한산을 찾는 등산객들이 많아지고 더불어 도선사를 찾는 사람들도 더욱 많아졌다.

그런데 이러한 자연을 지키기는커녕, 훼손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 문제이다. 생채기가 난 나무와 꺾인 가지, 산길 여기저기 아무렇게 버려진 휴지들과 깡통, 비닐조각들이 나뒹구는 것을 보면 괜한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자연을 보호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야만 자연을 즐길 권리도 찾을 수가 있다는 것을 사람들은 잘 모르는 것 같다. 이것을 볼 때 마다 심히 염려스러워진다.

미국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 비교적 넓은 산길을 오르는데 어찌된 일인지 자주 막혔다고 한다. 이유인 즉, 산길 속에서 이름 모를 아름다운 꽃이 발견되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그 향기에 도취되어 꽃을 감상하다가 길이 막혔던 것이다. 이와 달리 우리나라 사람은 이름 모를 아름다운 꽃이 눈에 띄면 먼저 그 꽃을 꺾는다고 한다. 괜한 말은 아닌 것 같다. 자연에겐 자연만이 가지는 세상과 아름다움이 있다는 것을 우리들은 먼저 알아야 한다. 그래야만 자연을 즐기고 눈과 마음으로 감상할 수가 있는 것이다.

산간 지방이 많은 우리나라의 자연보호운동은 팔구십 년 당시만 해도 거국적으로 일어나 산에 많은 나무들이 심어졌다. 그러나 식목일이 공휴일 지정에서 제외된 후 그만큼 자연보호에 대한 관심도 많이 사라진 것 같다.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이 곧 자기를 사랑하는 마음인데도 불구하고 이를 제대로 인식하고 있지 않는 것 같다.

내가 ‘108산사순례’를 이끌면서 우리 회원들에게 진심으로 부탁하고 싶은 말이 있다. 우리가 찾는 산사는 대부분 국립공원이나 유명한 산속에 있는 천년고찰이 대부분이다. 오천 여명의 많은 인원들이 산사를 찾는 것인 만큼 매사에 몸과 마음가짐을 더 조심해야 하며 휴지 한 장이라도 함부로 버려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화장실 문화도 제대로 지켜야 한다. 자연을 사랑한다는 것은 곧 ‘부처님이 모든 것을 사랑하라’는 말씀과 일맥상통하기 때문이다. 다행스럽게도 우리 회원들의 ‘자연사랑’은 누구보다도 각별한 것 같다. 산사에 있는 작은 돌 하나, 길가에 핀 풀꽃 하나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마음을 영원히 간직하고 있어야 한다.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은 곧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이며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이요 부처님의 마음이다. 그래야만 남은 4년간의 순례도 무사히 회향할 수 있다.

몇 개월 전 산사순례를 다니던 노 보살님이 백팔 염주를 다 만들지 못하고 세상을 떴다. 인간의 목숨은 세월을 이기지 못한다. 나는 그날 그 보살님의 명복을 빌었는데, 슬픔에 잠긴 그 보살님의 딸이 이렇게 말했었다.

“산사순례는 어머님에겐 유일한 낙이셨습니다. 그동안 순례를 다니시면서 건강도 많이 좋아졌었습니다. 워낙 연세도 있고 평소건강이 좋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머님께서는 반드시 108염주를 만들어 세상을 뜨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결국 완성하지 못했습니다. 이제부터는 제가 대신 어머니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남은 그 염주를 완성하겠습니다.”

나는 그 말을 듣고 그런 딸의 지극한 효심에 감동을 느꼈다. 이렇듯 108염주에는 많은 의미가 알알이 담겨져 있다. 염주 한 알 속에는 끊을 수 없는 인연의 끈이 담겨져 있으며, 부처님의 미소와 10년간의 공덕, 부처님의 불법이 있다. 그리고 부처님의 마음과 불자들의 서원이 깃들어 있고 부처님의 법륜이 구르고 있으며 그 가피와 일원상이 들어 있음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10년간의 세월이 강산을 바꾼다.’는 말이 있듯이 9년간의 대장정은 결코 짧은 세월이 아니다. 그 속에는 수많은 시련과 고통이 깃들어 있을 것이다. 이를 이기고 지성으로 부처님 앞에 공양을 하고 세속에 물든 나의 마음을 닦고 씻는다면 진실로 우리는 부처님의 가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108산사순례기도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