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명

53기도도량순례

Home > etc > 53기도도량순례

게시글 검색
‘성불의 문’ 여는 열쇠 찾아가는 여정
108산사 조회수:766
2013-02-04 11:47:44
‘내게 한 개의 문(門)이 있으니 동쪽에서 보면 서문(西門)이요. 서쪽에서 보면 동문(東門)이요. 남쪽에서 보면 북문(北門)이요. 북쪽에서 보면 남문(南門)으로 보인다. 삼세제불이 이 문으로 출입했고, 서방보살, 역대 조사, 천하 선지식도 모두 이 문으로 출입했으며 오늘 효봉도 이 문을 좇아 출입했으니 이제 시회대중은 어느 문으로 출입할 것인가’

이 글은 근대 선지식 효봉 스님께서 남기신 법문이다. 나는 가끔 이 법문의 의미를 마음속 깊이 되새긴다. 내게 그 한 개의 문(門)은 과연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 것일까? 수행자에게는 입선(入禪)의 문이 될 것이고, 재가불자에게는 수행의 문이 될 것이다. 그런데 그 문은 정작 어디에 있는 것일까? 그 문을 찾는 것은 오직 자신의 몫임을 스님은 법문을 통해 대중에게 일러 주고 있다.

이것은 효봉 스님과 한 제자와의 재미있는 일화(逸話)인데 수행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준다. 한번은 제자가 “스님, 부처가 되면 뭐합니까?”하고 물었다. 효봉 스님은 제자의 물음에 대답은 하지 않고 그냥 방구들에 누워 천장을 보면서 “그래 맞다. 부처가 되면 뭐하겠노. 그만 두자 그만 두고 놀자” 하고 말씀하셨다.

참으로 엉뚱한 대답이었다. 삼매에 빠져 화두에 몰두하던 제자가 법을 묻자 효봉 스님은 방선(放禪)을 풀고 그의 허점을 찌른 것이다.

제자는 자신의 돌연한 물음에 큰스님이 진노하여 소리를 칠 줄 알았다. 그런데 스님은 그것을 뛰어넘어 부처마저 풀어버린 것이다. 그 순간 제자는 “스님 제가 잘못했습니다.”하고 용서를 빌었다. 효봉 스님이 다시 말씀하셨다. “그래 다시 부처가 되어 볼까? 공부하자.”

한 번쯤 가슴으로 되새겨보아야 할 이야기이다.

사람은 누구든지 자신이 열어야 할 성불의 문을 하나씩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 열쇠 또한 자신이 가지고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 문을 여는 열쇠를 자신이 가지고 있으면서도 정작 여는 방법을 제대로 모른다.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우리는 참된 자아를 만나게 되는데도 말이다.

그런데 그 문은 무엇이며 어디에 있을까? 바로 잃어버린 자신의 마음이다. 어리석은 우리의 마음은 하루에도 번뇌의 꽃이 몇 번씩 지다가 피고, 피다가 진다. 늘 번뇌 속에서 헤매고 있는 것이다. 그런 나를 찾기 위해서는 마음의 문을 제대로 찾아 열고 닫아야 한다. 이것이 내가 ‘마음으로 찾아가는 108산사순례’로 정한 근본적인 이유이다. 은사이신 청담 스님께서는 “태어날 때 누구나 10억원이 든 통장을 가지고 태어나지만 다만 그 비밀번호를 모른다”고 하셨다. 이처럼 사람은 누구든지 ‘성불의 열쇠’를 마음속에 가지고 있지만 여는 방법을 모르는 것과 같다.

말하자면, 산사순례는 잃어버린 마음을 찾아 성불의 문을 여는 방법을 찾아나서는 길이다. 하지만 순례만 빠짐없이 열심히 다닌다고 해서 그 문을 여는 방법을 제대로 배울 수는 없다. 진심으로 우러나야만 한다. 나는 다만, 회원들이 스스로 기도하고 선행을 실천하도록 인도하는 스승에 불과할 뿐, 모든 것은 각자의 몫이며 오로지 스스로가 느끼고 깨달아가야만 한다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배우는 것이 바로 ‘108산사순례’이다.

우리 앞에는 아직도 열어야 할 수많은 문이 앞에 놓여 있다. 산사에서 일주문을 통과하면 천왕문이 있듯이 우리 앞에 놓인 성불의 문은 수없이 많이 남아 있는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그 문을 하나씩 열고 나아갈 수 있을 것일까? 효봉 스님이 말씀하신 대로 자신이 성불의 문을 여는 열쇠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즉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立處皆眞)’해야 한다. ‘머무는 곳에 자신이 주인공이 돼라. 지금 있는 그곳이 바로 진리의 세계’ 임을 깨달아야만 한다. 그래야만, 우리 회원 모두 ’108산사순례‘를 무사히 회향할 수가 있을 것이다. 내가 주인공이 되어 ‘108산사순례’를 회향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가져야만 앞으로의 순례도 무사히 마칠 수 있다는 말씀이다.

사월(四月), 봄이 산사(山寺)에 완연하게 문을 열었다. 꽃향내가 지천인 그곳이 바로 불국토이다. 다음 주에 보게 될 쌍계사 벚꽃이 벌써 눈에 선하다.

【108산사순례기도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