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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파이 사랑
108산사 조회수:807
2013-02-04 11:48:13
“내가 군에 입대하는 날, 어머니는 미용실 의자에 앉아 뚝뚝 떨어지는 내 머리카락을 바라보시며 속으로 우셨다. (중략)이 땅에서 아들을 둔 어머니라면 한 번쯤 군에 간 아들을 가슴에 품지 않는 이 없으리. 일요일 아침 내무반에서 나는 어머니가 전해 준 따뜻한 초코파이 한 봉지를 받았네.”

지난 주 ‘108산사순례’ 회원 중 한 보살님이 보여 준 시이다. 입대를 앞두고 미용실에서 머리를 박박 깎는 아들의 모습을 보고 눈물을 머금은 어머니와 대견스럽게, 당당하게 군에 가는 아들의 정을 초코파이를 통해 그린 가슴 뭉클한 한편의 글이었다. 그 속에는 무언의 사랑이 흐르고 있었다.

사실 아들을 둔 어머니라면, 꼭 한 번은 겪어야 할 이별 아닌 이별이다. 코흘리개 철부지에 지나지 않았던 아들이 어느 날 커서 군인으로서 당당하게 입대하는 모습을 경험하지 않은 이 땅의 어머니는 없을 것이다. 그 때부터 모든 어머니들은 아들이 군에 가 있는 동안 행여 아프지는 않은지, 사고는 없었는지, 날이 조금만 춥거나 더워도 노심초사하며 결코 짧지 않은 2년간을 가슴 저리며 기다린다. 우리는 이것을 두고 ‘사랑’이라 한다. 어머니와 아들의 사랑은 단순한 관계가 아니라 천륜(天倫)이다. 열손가락 깨물면 아프지 않는 손가락이 없듯이 군에 아들을 한번 쯤 보낸 어머니라면, 그 조바심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런 아들들에게 보내는 초코파이야 말로 사랑의 힘이요, 어머니의 마음인지도 모른다.

지난 9월 ‘108산사순례’ 6주년을 기점으로 어머니들의 초코파이 사랑은 무려 300백만 개가 넘었다. 지금까지 그 초코파이 사랑은 한반도를 뒤덮었다는 생각이 든다. 한 줄로 길게 늘어놓으면 210km가 넘는 거리요, 무게는 100톤이 넘고 돈으로 환산하면 10억 원이 넘는 엄청난 수량이다. 60만 군장병들이 모두 우리 ‘108산사순례기도회’ 어머니들이 보내준 초코파이를 모두 맛보았을 것이다. 지난 주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감사장을 군종 특별교구장 자광 스님을 통해 보내왔다. 사실 그 감사장은 나에게 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 108산사순례 어머니 모두에게 주는 것이리라. 혹자는 요즘 시대에 그 초코파이 하나가 무슨 대단한 일인가 할지 모르겠지만, 그 속엔 어머니들의 사랑과 정이 듬뿍 담겨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사랑과 정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초코파이에 대한 가치는 그 무엇으로도 환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사랑은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마음과 마음이 통해야만 한다. 나는 108산사순례에서 장병들이 ‘어머니, 아버지 사랑합니다’라고 두 손을 머리에 올리고 하트 모양의 사랑을 표시 할 때마다 형언할 수 없는 감동을 적지 않게 경험한다. 그러므로 우리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원들의 초코파이 사랑은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보시요, 아들에 대한 아름다운 사랑의 표시인 것이다.

경전에 보면 ‘心地含諸種 遇澤悉皆萌’(심지함제종 우택실개맹)’이란 구절이 있다. ‘우리의 마음속에는 온갖 씨앗이 들어 있다’는 뜻이다. 그 씨앗은 자기만이 가진 고유한 본성(本性), 즉 존재의 참 모습을 일컫는다. 그런데 그 씨앗이 자라 아름다운 꽃이 되고 열매를 맺기까지는 차가운 바람과 추위를 견뎌야만 하고 제대로 된 물과 양분이 필요하다. 어쩌면 아들들에겐 힘든 군 생활이 사회생활의 양분이 될 것이 틀림없다.

사람 또한 지속적인 양분이 필요하다. 그것은 바로 사랑과 관심이다. 어쩌면 우리 회원들이 매달 군장병들에게 보내는 초코파이는 모자의 정을 키워 나가는 하나의 씨앗이며 지극한 양분이 될 것인지도 모른다.

【108산사순례기도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