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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오신날’ 밝힌 평화의 불
108산사 조회수:941
2013-06-06 11:48:32
“그대가 히말라야 설산(雪山) 혜초 돈황굴(屈) 거친 사막 황해를 건너 수천 수만리 가슴에 안고 오신 부처님 화신(化身)과 그 자비(慈悲)의 불, 남과 북 분단의 벽(璧)을 넘어 천년만년 환하게 비추리라.”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도선사에 모신‘평화의 불’제단에 새긴 시(詩)이다. 나는‘평화의 불’을 모시기 위해 네팔 대통령에게 불씨를 직접 분양받은 뒤 히말라야 설산을 넘어 중국 시안 법문사 혜초 돈황굴을 거쳐 인천항을 통해 들어왔다. 수만리 험난한 길을 다녀오면서 참으로 많은 것을 느꼈다. 이 평화의 불이 분단의 벽을 넘어 남과 북을 영원히 환하게 밝혔으면 좋겠다.

혹자는 고생을 사서 한다고 하겠지만 설사 그 길이 고행의 길이라 할지라도 우리의 옛 선사들이 부처님의 뜻을 전하기 위해 겪었던 여정을 직접 체험하고 싶었다. 더불어 남북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이 시점에 종교인의 한 사람이기 이전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뭔가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이를 실천에 옮겼던 것이다.

불교가 이웃종교와 다른 점이 있다면, 실천의 종교라는 점이다. 좋은 일도 생각만 있고 이를 행하지 않는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평화의 불을 이운해오는 일은 실로 만만찮은 일이었지만, 수행자로서 종교인으로서 뭔가를 해야겠다는 강한 원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올해도 어김없이 부처님오신날이 다가왔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이 그지없이 아름다운 것은 꽃과 나무가 필 때와 질 때를 알아차리듯 높은 것은 높고 낮은 것은 낮은 그대로의 본래면목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처님오신날은 바로 이를 찬탄하는 날이기도 하다. 물론 우리가 살고 있는 하루하루가 부처님오신날이라면 얼마나 좋겠는가. 부처님오신날에 즈음하여 지난 5월2일 임진각 평화누리 광장에서‘평화의 불’이운법회를 봉행했던 것도 바로 이런 뜻이 담겨 있었다.

나는 온라인을 통해 국민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읽을 수 있었다. 어떤 분은 “우리 스님이 이 평화의 불을 가져오셔서 남북이 화해하는 작은 불씨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간곡한 말씀도 하셨으며 또 어떤 분은 “이 평화의 불이 히말라야 설산을 넘어 온 만큼 육로로 들어 왔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육로란 바로 북한을 통해 들어왔으면 하는 바람일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다. 1986년 세계평화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유엔본부인 뉴욕에서 가져와 룸비니 동산에 점화한 불인만큼 이‘평화의 불’에 담긴 인류 평화의 염원은 그 무엇보다도 깊고 넓을 것이다. 그런 부처님의 자비정신이 담긴 불씨를 안고 중국을 거쳐 북한을 횡단하여 판문점으로 들어왔다면 그 기쁨이야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었을 정도이리라. 비록 남북관계의 악화 로 북한을 통해 이운하지는 못했지만 충분히 북한 사람들에게도 평화를 염원하는 남한 동포들의 마음이 전해졌으리라.

내가 평화의 불을 이운하기로 한 결심에는 국가의 평화만 원한 것이 아니다. 각 가정에서부터 지구촌 모두의 평화를 염원하는 의미도 담았다. 지금 우리 사회는 물질만능 주의와 쾌락주의로 치닫고 있다. 빈부격차와 폭력으로 인해 우리의 소중한 가정이 급격히 무너지고 있다. 또한 이기주의가 팽배해지고 있다. 이러한 때 사회의 구성원이 되는 가족의 행복을 기원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리라. 개개인이 마음의 평화를 이룰 때 사회와 국가, 인류 역시 평화로울 수 있다. 이것이 부처님이 우리 중생들에게 전하는 마음 아니겠는가. 이젠 행복을 위해서 일체의 인연 모두가 평화의 불을 마음속에 지니고 있어야 할 때다.

평화를 위해서는 종교를 뛰어 넘어 모든 종교인이 함께 염원해야 한다. 가능하다면 개신교와 천주교 등 이웃 종교지도자들도 이 평화의 불씨를 분양하고자 한다. 평화의 불을 모시고 함께 전국을 순회하고 싶은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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