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명

53기도도량순례

Home > etc > 53기도도량순례

게시글 검색
염주 한 알의 기쁨
108산사 조회수:984
2013-07-10 11:48:35
며칠 전 ‘108산사순례기도회’ 불자 한 분을 만나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불자는 사찰에서 만난 어떤 도반의 권유로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원으로 등록했는데 순례를 다닌 지가 8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했다.

전국에 있는 아름다운 곳에 있는 사찰에 순례를 다니는 도반이 평소 무척 부럽기도 했지만 자신은 입시를 앞둔 아들과 중학생인 딸을 두었기에 엄두가 나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한 달에 한 번 순례를 가기 위해서는 대단한 결심을 해야 했다고 한다. 더구나 엄마의 그늘에서만 자란 자녀들을 두고 하루 종일 시간을 낸다는 것은 사실 힘들었기 때문이었다.

한 번은 남편에게 한 달에 한 번 산사 순례를 가겠다고 했더니 대뜸 하는 말이 “아들이 입시를 앞두고 있는데 어디를 가려고 하느냐”며 펄쩍 뛰었다고 한다. 할 수없이 등록을 미루고 있는데 이 말을 듣고 곁에 있던 도반이 묘안을 짜내었다.

“아들 입시를 위해 순례에 가서 부처님께 기도를 드린다고 하면 되잖아. 남편과 아들이 자신들을 위해 기도하러 순례를 간다고 하면 마두가내로 막기만 하겠어.” 그날 저녁, 남편에게 도반이 시킨 대로 슬며시 말을 건네고는 갖은 미소를 지으며 의사를 물었다. 불자였던 남편은 한동안 생각에 골똘히 잠기다가 하는 말이 “그러게 말이야. 좋은 대학 가는 게 운도 따라야 한다고 하는데 그럴 때는 부처님의 가피를 얻는 것도 중요하지”라고 하면서 산사순례에 다니는 것에 동의했다는 것이다.

작년 12월 겨울, 드디어 첫 순례를 가는 날이었다. 꼭두새벽에 일어나 주섬주섬 배낭을 챙기고 문을 나서는 자신을 보고 남편은 “웃으면서 배웅을 해주었다. 때마침 아들 녀석이 “엄마 어디가”하고 물으니 남편은 “네 엄마, 너 좋은 대학가라고 오늘부터 한 달에 한 번씩 부처님 계신 산사에 가서 기도를 하러 간다고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드디어 첫 순례 날, 추운 날씨 때문에 여러 겹 입은 옷 때문에 뒤뚱거리며 열심히 108배를 했다. 스님의 ‘나를 찾는 108참회문’을 읽는 소리를 안으로 되씹으며 기도를 하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가슴에서 형언할 수 없는 묘한 기운이 차오르는 것을 느꼈으며 눈에서는 알 수 없는 눈물이 자꾸 흘러내렸다고 한다. 도반에게 물었더니 자신도 처음 순례에 와서 부처님께 기도를 드릴 때 그런 경험을 했다고 한다. 그것은 바로 업장을 씻어내는 과정임을 깨달았다. 환희심은 이루 형언할 수 없을 만큼 벅찼다는 게 그 불자의 설명이었다.

첫 순례를 하고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스님이 직접 주신 작은 염주 한 알을 오래도록 손안에 들고 만지작거리다가 차창을 바라보았다. 물론 도반이 그동안 꿴 염주에 비하면 겨우 한 알에 지나지 않고 시작에 불과 했지만 소중한 보물처럼 여겨졌다고 한다. 사찰의 이름을 새긴 염주알이 벌써 여덟 개나 된다며 기뻐했다.

그날, 집으로 돌아왔더니 남편이 일찍 와 있었다. 아내가 없는 터라 아이들을 위해 평소보다 일찍 퇴근을 했던 남편에게 그 날 받아온 염주 한 알을 보여 주었더니 하는 말이 “그래 기도는 많이 했어. 그 성과로 염주 한 알을 받아 오셨군. 참으로 귀한 것이네. 그런데 말야 언제 108개를 다 모아 염주을 만드나.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순례 가는 것은 건강에도 참 좋은 것 같아. 나도 갈까. 그 먼 길을 단 하루 만에 갔다 오니 참으로 대단하네. 우리 집에 대단한 보살이 나왔어”라며 웃었다고 한다. 참으로 이해심 깊은 남편이었다. 그 뒤로 그 보살님과 남편은 함께 108산사순례를 다니고 있다고 한다.

물론 남편은 잦은 출장과 업무 때문에 매번 다니지 못하지만 대신 염주 한 알을 받아 함께 꿰고 있어 이제 108염주를 완성하는 일만 남았다고 한다. 이렇듯 한 알의 염주 속에는 부처님의 가피는 물론 가족의 행복과 기쁨이 가득 담겨 있어 그 의미가 남다르다 할 것이다.

【108산사순례기도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