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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댐에 밝힌 평화의 불
108산사 조회수:965
2013-07-31 11:48:37
춘천 오봉산 청평사에서 108산사순례 제82차 순례법회를 무사히 회향한 지난 7월13일, 우리 회원들은 버스에 몸을 싣고 화천 ‘평화의 댐’으로 향했다. 화천군이 한국전쟁 발발 60주년을 맞아 ‘세계평화위령제’를 개최하는 날 룸비니에서 이운해온 ‘평화의 불’을 분화하기 위해서였다.

순례 당일 이른 새벽부터 세차게 내리기 시작한 장대비는 오전 내내 그칠 줄 몰랐다. 다행히 청평사는 일렬로 된 전각 아래 긴 회랑들이 많아 회원들은 무사히 기도를 마칠 수 있었다. 그러나 평화의 댐으로 가는 도중에도 비는 더 세차게 몰아쳤다. 산사순례 이래 이렇게 많은 비가 내린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한국전쟁 당시 평화의 댐에는 꽤 큰 발전소가 설치되어 있었다. 국군이 이곳을 사수하기 위해서는 근처 제일 높은 고지인 백암산을 점령해야만 했다. 이로 인해 파로호와 백암산에서는 치열한 전투가 벌어져 꽃다운 10만여 명의 젊은이들이 목숨을 잃었다. 정갑철 화천군수님은 그들의 영혼들을 위로하기 위해 음악제를 준비하는 등 오랫동안 위령제를 구상하고 이날 만반의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그러나 장마예보로 인해 세계평화위령제가 엉망이 될 것을 크게 염려하고 있었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도 이미 참석의 뜻을 밝히고 위령제를 지원하기 위해 도선사, 봉은사, 신흥사, 월정사, 홍법사 등 신도 5000여명과 주지 스님 그리고, 이날 108산사순례에 참석한 회원 2000여명도 함께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행사가 시작 될 무렵 놀라운 일이 벌어졌던 것이다.

‘평화의 불’을 모시고 화천댐에 도착한 이후 행사를 시작하려 하자 그렇게 하염없이 쏟아지던 장대비가 그만 뚝 그치고 파란하늘이 보이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그때부터 화천군수님의 입가에는 잔잔한 미소가 맴돌았다.

사실 화천군수님의 미소에는 남다른 에피소드가 담겨 있었다. 지난 10일 나는 ‘평화의 불’을 기증하기 위해 행사 담당자를 만나 재미있는 대화를 나눈 적이 있었다. 담당자는 위령제가 열리는 당일 날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었기에 군수님이 행여 위령제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까 염려한 나머지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나는 그 때 농담반 진담반으로 이런 말을 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내가 평화의 불을 룸비니에서 이운해 오는 동안 단 한 번도 비가 온 적이 없었습니다. 비가 오면 불이 꺼질까봐 보름이나 넘게 불보살님이 가피를 주셨습니다.”

그날 그는 군수님에게 이렇게 보고를 했다고 한다. “군수님 아마 위령제가 열리는 13일에는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지만 내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그날 선묵혜자 스님이 룸비니 동산에서 이운 해온 ‘평화의불’을 평화의 댐으로 가지고 오는데 스님 말씀이 이상하게도 평화의 불이 가는 곳마다 단 한 번도 비가 내리지 않았답니다. 지난 5월2일 임진각 평화누리 광장에서 불씨를 채화할 때도 아침부터 내린 비가 정작 행사가 시작될 때는 그쳤다고 합니다.”

이 말을 들은 화천군수님은 허허 웃으면서 선묵혜자 스님께서 위령제가 무사히 진행될 것을 염려하신 나머지 우리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하시는 말씀일 것이라고 했다.

일기예보는 정확했다. 새벽부터 내린 비는 마치 물동이로 퍼붓는 것 같았다. 군수님은 이렇게 내린 비속에서 어떻게 위령제를 진행할 것인지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런데 정말 비가 뚝 그치고 하늘이 맑게 갰다. 군수님은 ‘평화의 댐’을 세계평화의 상징으로 만들어가려는 시점에 ‘평화의 불’을 가지고 오신 덕에 정말 부처님이 가피를 내려주시는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

이 말씀을 듣고 이 희유한 현상에 대해 그날 참석한 분들은 적지 않게 감동을 받았다. 앞으로 화천군은 ‘전쟁으로부터의 평화’ ‘종교로부터의 평화’ ‘인종 차별로부터의 평화’를 염원하는 평화의 불을 품고 있는 ‘불종’을 근처에 설치할 예정이라고 한다.

【108산사순례기도란?】